"시장 규모 커져야 단가 낮아져"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에서는 원유 수급이 흔들릴 경우 제조업 전반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는 산업구조로 재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재생원료와 생분해 등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의 수요를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석유기반 나프타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생분해 플라스틱의 종류는 사탕수수·옥수수 기반 폴리락트산(PLA), 생분해성 폴리하이드록시(PHA), 열가소성 전분(TPS) 등이 있다. 이 소재들은 모두 식물에서 유래된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여기에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PBAT)와 같은 석유계 생분해 플라스틱을 혼합하면 기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대체할 수 있는 물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바이오플라스틱이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린플라스틱연합 황정준 총장은 뉴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플라스틱은 단가가 높아 보급이 제한적이었지만,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전쟁으로)나프타 가격은 35~40% 올랐고, 앞으로 2배 더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반면 바이오플라스틱은 상대적으로 가격변동 영향을 덜 받아 경쟁력이 생겼다"고 했다.
또 바이오매스는 석유와 달리 일부 국내 생산이 가능하고, 폐목재·음식물 쓰레기 등 원료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어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기존 석유화학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실적으로 대체소재로 전환할 수 있음이다. 나프타를 생산하는 크래킹 공정은 식물성 기름 등 바이오 원료에도 적용 가능하다. 가동이 중단된 기존 석유화학 설비를 바이오 기반 생산시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 기업 대부분이 바이오플라스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가격경쟁력 부족과 정책부재 등으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황 총장은 전했다.
재생플라스틱도 주요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재활용만으로 나프타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황 총장은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턱없이 낮고, 이를 아무리 높여도 신재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재활용만으로는 완전한 탈석유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활용 플랫폼 기업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도 "재생원료가 신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는 충분한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공단 통계에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는 절반 이상이 열에너지로 사용된다. 한마디로 태운다.
재생원료는 품질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고품질 재생원료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품질 재생원료를 만들 수 있는 고품질 폐기물을 일정량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고,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공정도 턱없이 부족하다. 수퍼빈 김정빈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는 고품질 재생원료가 필요한 PET조차 다른 플라스틱이 섞인 혼합 베일을 허용하는 등 전반적인 품질 수준이 낮다"며 "고품질과 저품질 재생원료를 구분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활용과 바이오플라스틱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재활용은 중기적 완충 역할을, 바이오 전환은 장기적 탈석유 전략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가격이 낮은 석유 기반 소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생원료나 바이오 소재는 정책적 지원없이는 확산이 어렵다. 황 총장은 "바이오 나프타가 비싼 이유는 생산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서면 단가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총장은 "지금 상황이 석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대체안은 이미 충분히 존재하지만, 시장이 열리지 않아 쓰이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로드맵을 세우고 시장을 만들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한다면, 바이오플라스틱과 재생플라스틱으로 충분히 나프타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이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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