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6%로 진정됐던 전세계 전력수요 증가율이 2024~2025년에 연 4%로 다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인공지능(AI) 사용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간한 '전력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전력수요가 2024년과 2025년에 약 4%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고 산업 회복기에 들어선 2021년에는 전력수요 증가율이 6.5%까지 치솟았지만 2023년에는 2.6%로 진정됐다. 지난 1991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전력수요 증가율은 2.5%였다.
IEA는 수력, 태양열, 풍력 및 기타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전력 생산 비중이 2025년에 2023년보다 5% 증가한 35%를 달성하면서 처음으로 석탄 발전비중(35%)을 넘어서지만, 전세계 전기 수요 급증으로 인해 전체 석탄 사용량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지구 평균기온의 기록적인 상승'과 'AI 산업 발전'이 꼽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세계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특히 올들어 전세계 곳곳에서 때이른 폭염이 덮치면서 전력 소비를 끌어올렸다.
인도의 경우 극심한 폭염으로 올해 전력 소비가 8%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또한 북부 지방을 덮친 가뭄과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역시 수요가 1.7%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온화한 날씨로 수요가 감소했던 미국도 더위와 산불 등으로 전력 수요가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날씨뿐만 아니라 산업 발전도 전력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금융업계 AI산업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 IEA는 2030년까지 전세계 전력의 4~10%가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제외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2년 기준 전세계 전력 수요의 약 1~1.3%에 불과했지만 2026년까지 약 1.5~3%로 최대 3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종합금융사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가 2023년 버지니아주의 전력 소비를 2.2기가와트(GW) 증가시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거나 직접배출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전력 소비 증가 추세는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IEA 에너지 시장 및 보안 책임자 사다모리 케이스케는 "우리 경제에서 전기의 역할이 커짐과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영향도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발전량 중 청정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국제에너지와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야 한다"고 했다.
IEA는 보고서를 통해 냉각 수요 증가로 인한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에어컨 등에 더 높은 에너지효율 기준을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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