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소형모듈원전(SMR)을 유치하겠다고 나서자, 환경단체가 설치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녹색연합은 대구광역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의 '680MW급 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두고 "신기루와 같은 SMR을 쫓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10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SMR을 비롯한 신규핵발전소 건설이 담긴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폐기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담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대구시와 한수원은 군위 첨단산업단지에 SMR을 설치하고, 산단과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에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 4조원을 들여 2033년부터 상업운전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녹색연합은 "기후대응이 한시가 급한데, 10년 뒤에나 발전을 시작할 설비를 위해 막대한 재원을 들이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저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SMR은 전세계적으로 개발 초기단계여서 설비가 제대로 들어설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프랑스 에너지자문단체인 E&E 컨설턴트가 발간한 'SMR, 핵산업계의 새로운 신기루' 보고서에서 따르면 SMR은 경수로, 액체금속, 용융염시스템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산적하다. 보고서는 기술적 난제들이 탄소중립 기한을 훨씬 넘겨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고, 핵산업이 탈탄소화의 옵션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SMR이 실제 가동되더라도 핵폐기물을 처리할 해결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SMR은 핵폐기물이 더 많이 발생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SMR은 크기가 작아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중성자가 튀어나오면서 SMR의 사용후핵연료가 기존 상용 원자로보다 단위 에너지당 최대 5.5배, 원자로를 둘러싼 강철 폐기물은 9배에 달한다.
더구나 낙동강을 냉각수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대구·경북의 식수원이 방사능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륙에 설치되는 SMR에 대한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지진이 발생하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안전성과 핵폐기물에 대한 사회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SMR 건설을 추진하면 또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에 신공항과 SMR을 엮어 탄소중립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야지 불확실한 핵기술로 기후위기 대응을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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