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보다 핵폐기물 5.5배..."대구시, SMR 건설계획 폐기하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8 12:36:36
  • -
  • +
  • 인쇄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화 위치도 (자료=대구시)


대구시가 소형모듈원전(SMR)을 유치하겠다고 나서자, 환경단체가 설치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녹색연합은 대구광역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의 '680MW급 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두고 "신기루와 같은 SMR을 쫓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10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SMR을 비롯한 신규핵발전소 건설이 담긴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폐기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담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대구시와 한수원은 군위 첨단산업단지에 SMR을 설치하고, 산단과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에 전력을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총 사업비 4조원을 들여 2033년부터 상업운전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녹색연합은 "기후대응이 한시가 급한데, 10년 뒤에나 발전을 시작할 설비를 위해 막대한 재원을 들이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저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SMR은 전세계적으로 개발 초기단계여서 설비가 제대로 들어설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프랑스 에너지자문단체인 E&E 컨설턴트가 발간한 'SMR, 핵산업계의 새로운 신기루' 보고서에서 따르면 SMR은 경수로, 액체금속, 용융염시스템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산적하다. 보고서는 기술적 난제들이 탄소중립 기한을 훨씬 넘겨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고, 핵산업이 탈탄소화의 옵션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SMR이 실제 가동되더라도 핵폐기물을 처리할 해결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SMR은 핵폐기물이 더 많이 발생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SMR은 크기가 작아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중성자가 튀어나오면서 SMR의 사용후핵연료가 기존 상용 원자로보다 단위 에너지당 최대 5.5배, 원자로를 둘러싼 강철 폐기물은 9배에 달한다.

더구나 낙동강을 냉각수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대구·경북의 식수원이 방사능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륙에 설치되는 SMR에 대한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지진이 발생하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안전성과 핵폐기물에 대한 사회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SMR 건설을 추진하면 또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에 신공항과 SMR을 엮어 탄소중립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야지 불확실한 핵기술로 기후위기 대응을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고 규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