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안의 바다 수온이 지난해 역대급으로 높았다.
1일 국립수산과학원은 2023년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표층수온이 19.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위성관측을 시작한 지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01~2020년까지 20년 평균수온과 비교했을 때 0.6℃ 높다. 수온 상승폭이 가장 컸던 6월, 9월, 11월의 경우 지난 20년 대비 각각 1℃, 1.3℃, 0.9℃ 높았다.
이처럼 이례적인 수온 상승은 온난화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세력을 넓히면서 기온을 상승시켰고, 수온도 함께 오른 것이다.
이밖에도 서태평양에서 대마도를 돌아 동해로 빠져나가는 대마난류 수송량 증가로 따뜻한 해수가 유입된 원인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년 대비 2023년 연평균 표층수온의 차이는 동해가 1.3℃ 더 높아 가장 컸고, 서해 0.7℃, 남해가 0.5℃ 순이었다.
대마난류 수송량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초까지 지속된 라니냐 영향 탓인데, 반대로 지금은 엘니뇨가 진행중이다. 엘니뇨는 대마난류의 수송량을 감소시키지만, 전반적인 수온은 증가시키기 때문에 올들어 우리나라 해역에 미칠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수과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수과원은 선박을 이용한 한국근해 해양관측에서도 지난해 우리바다의 평균 수온이 기후평년에 비해 0.8℃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기후평년은 '0'으로 끝나는 해의 최근 30년으로 기후변화 예측에 활용하기 위해 10년 주기로 변경한다.
지난해 기록적인 높은 수온은 우리 해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지구 기후보고서에서 2023년이 근대 기상 관측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을 기록했다. 특히 4~12월까지 지속적으로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해양의 급격한 변화는 식물플랑크톤 등 소형 해양생물의 생물량 감소, 해역의 생산성 악화 등과 함께 수산생물의 서식지 환경 변화,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등 다양하게 해양생태계 및 수산자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지난해 우리 바다는 기록적으로 높은 수온을 보여 최근 해양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업의 피해 최소화 및 적응 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해양 감시, 전망, 평가 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해양온난화에 대응하는 미래 수산 기술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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