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업계 청정에너지 투자 '쥐꼬리'..."7년내 50%까지 늘려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4 11:56:18
  • -
  • +
  • 인쇄
올해 글로벌 청정에너지 투자액 1.8조달러
화석연료 수익성 하락돼 좌초자산 위험성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화석연료 산업이 탄소포집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청정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오는 30일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성명을 통해 "화석연료 업계가 현실을 마주할 순간이 왔다"며 "기후위기 심화에 기여할 것인지, 청정에너지 전환을 수용해 해결책의 일부가 될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에 따르면 화석연료 업계는 2018년부터 연평균 3조5000억달러(약 4546조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지난 2022년 기준 업계 전체 자본지출의 2.5%만 청정에너지에 투입했다. 이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투자의 1% 수준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하려면 7년 내 자본지출을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IEA의 진단이다.

올해말까지 글로벌 에너지부문 투자액은 2020년보다 40% 늘어난 2조8000억달러(약 36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청정에너지 투자액은 1조8000억달러(약 2340조원),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투자액은 1조달러(약 1300조원) 수준이다. IEA의 넷제로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까지 화석연료 투자는 5000억달러로 감소하고 청정에너지 투자는 2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결국 에너지전환 속도가 빠를수록 화석연료 업계의 좌초자산과 가격변동성 위험이 오르면서 대규모 상각이 발생하고,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결론은 석유 및 가스가 수익성이 낮고 위험한 사업이 된다는 것"이라며 "청정에너지 전환은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이 함께하든 함께하지 않든 진행되는 것이지만, 이들의 참여가 없으면 비용만 늘어나고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업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IEA는 화석연료 업계가 석유추출, 정제, 이송 등의 기술을 살려 수소, 액체 바이오연료, 바이오메탄, 지열발전 등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화석연료의 추출, 이송, 정제 과정에서만 글로벌 에너지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15%가 발생하는데, 메탄 누출만 막아도 이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IEA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CUS는 몇몇 부문에서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지만, 화석연료 산업의 현상유지를 위해 쓰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IEA 추산으로는 현재 화석연료 산업의 탄소배출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1.5℃ 목표'를 지키려면 2050년까지 320억톤의 탄소를 포집해야 한다.

탄소포집 설비를 돌리는 데 필요한 전력은 2050년 2만6000테라와트시(TWh)로, 2022년 전세계 전력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2050년까지 최근 화석연료 업계 전체의 연간수익인 3조5000억달러를 매년 투입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통상업무(BAU)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전세계 석유·가스 생산업체들은 글로벌 에너지 분야에서 자신들의 미래 위상에 대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밥도 못 먹고 일해"...런던베이글뮤지엄 10대 과로사 의혹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직원은 지난 7월 숨졌는데 사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하나금융,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도시락 제조시설 개소

하나금융그룹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 도시락 제조시설 '한 끼를 채우는 행복 담:다'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百, 울릉도·독도 자생식물 종자 35종 시드볼드에 기탁

현대백화점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는 울릉도·독도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민간기업 최초로 '백두대간 글로

이재상 하이브 대표 "K팝 넘어 K컬처로…글로벌 성장 선순환 이룰 것"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가 전세계 청년세대에게 K팝 방법론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역에 '문화·경제적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나갈 청사진을 제

기아, 전기 PBV 'PV5' 택배차량으로 본격 공급한다

내연기관 중심의 택배 차량들이 친환경 전기차량으로 전환된다. 기아는 자사의 친환경 전동화 모델인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기후/환경

+

빌 게이츠 "기후위기, 온도보다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가 "기후위기 대응은 온도제한보다 인류의 고통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빌 게이츠는 오는 11월 브라

"목표만 있고 시간표는 없는 NDC...연도별 감축 로드맵 의무화해야"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모두 연도별 감축경로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AI로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상권 찾아준다

인공지능(AI)이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상권을 찾아내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1.5°C 목표 실패...아마존이 사바나될 것"...유엔 사무총장의 경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전세계 정상들이 모여 합의한 '지구평균기온 1.5℃ 억제하자'는 목표는 이미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이

기후변화로 해양자본 갈수록 훼손...WEF "해양경제 붕괴 막아야"

세계경제포럼(WEF)이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해양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27일(현지시간) WEF가 공개한 보고서 '해양경제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