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8 12:24:31
  • -
  • +
  • 인쇄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옥죄고 석탄화력 산업은 규제를 풀고 있다.

미국 내무부는 17일(현지시간) 신규 풍력·태양광 설비 인허가와 관련한 68개 행정절차를 모두 장관 직속 사무실이 검토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하위기관에서 실무차원으로 심사해오던 내용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앞으로 절차가 더 복잡해지고 검토시간도 길어지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연방 허가, 환경영향평가, 부지 계획, 야생동물 피해 평가 등 풍력·태양광 시설 인허가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절차가 포함된다. 내무부는 이같은 조치가 "보조금 의존적인 불안정 에너지에 대한 특혜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에너지 기업들이 석탄재 매립지의 오염 정화 계획을 제출하고 지하수 오염 모니터링을 시작하는 시한을 각각 1년씩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제출시한은 2027년 2월, 모니터링 착수시한은 2029년 8월로 늦춰졌다.

석탄재는 석탄을 연소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납·리튬·수은 등 독성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정화가 지연될 경우, 인근 지역 지하수와 식수원이 오염돼 암, 기형아 출산, 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민간 부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 풍력·태양광 프로젝트 다수가 사유지에서 진행되지만, 희귀종 보호 등 연방법 적용 여부를 두고 연방기관과 사전 협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이제 장관 한명 전국 수천건의 태양광 현장 울타리 종류, 진입로 평탄화 방식까지 직접 검토하게 생겼다"며 "이는 감독이 아니라 노골적인 방해"라고 반발했다.

반면 석탄화력 업계는 규제완화를 반기고 있다. 석탄업계 로비단체 '아메리카스파워'는 "이번 시한 연장은 불필요한 규제를 바로잡는 첫걸음"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미국전력협회도 "계절 영향, 인력 부족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한 적절한 조정"이라며 결정을 지지했다.

환경단체들은 "1년 연기는 별 것 아닐 수 있으나, 오염지역 인근 주민에게는 위험이 커지는 시간"이라고 경고했다.

양 조치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대규모 에너지 법안의 연장선에 있다. 해당 법안은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석유·가스 기업에는 신규 세금감면을 부여했다. 내무부는 이번 조치로 "청정에너지 사기극을 종식하고 미국 에너지 우위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