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7 15:55:01
  • -
  • +
  • 인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해야 했던 이재용 회장이 이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온전히 회사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도 전일비 3% 가까이 올랐다.

대법원 3부는 17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회장에게 검찰 측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지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안정적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 주도 하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 측은 이 회장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020년 9월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1, 2심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사장 등 1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부정거래 행위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검찰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회계 부정에 대해서도 회사 측 재무제표 처리가 재량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이번 재판이 넘겨지기 전인 2017년 2월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열린 재판만 113차례에 달했다. 이재용 회장은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번도 빠짐없이 102차례나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 2016년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기업대표 간담회에 해외 기업인으로써 유일하게 초청됐지만 국정농단 수사로 인해 불참하기도 했다.

총수의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세계 선두를 달렸던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점차 뒤쳐지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메모리(HBM) 대응이 늦는 바람에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넘겨줬고, 올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도 SK하이닉스에 밀렸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올 1분기 점유율이 7.7%에 불과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에서는 애플과 LG전자 등 주요 경쟁사와 값싼 중국 제조사 제품들 사이에 끼어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기간 삼성의 발목을 붙잡았던 총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이 삼성 그룹에 새바람을 불러올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이 2심 무죄 판결을 받은 올해부터 삼성은 한동안 주춤했던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약 5000억원에 인수했고, 독일 냉난방 공조 기업 플랙트그룹도 약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행보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 9~13일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비공개 사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또 2심 무죄 선고 직후인 지난 2월 4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AI 투자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무죄 판결로) 기업의 경영 리스크 해소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경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네이버 인수 하루만에...두나무 업비트 '540억' 해킹사고

네이버가 두나무 인수결정을 한지 하루만에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445억원 규모의 해킹사고가 터졌다.업비트는 27일 오전 두

LG U+, 임원 승진인사 단행...부사장 3명, 전무 1명, 상무 7명

LG유플러스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7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인사는 중·장기 성

"보이스피싱 막겠다"...LG U+와 KB국민은행, 예방체계 구축한다

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KB국민은행과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금융과 통신데이터를 결합한 인

아름다운가게, 사회혁신가 '뷰티풀펠로우' 15기 선발

아름다운가게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사회의 지속가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회혁신리더 뷰티풀펠로우 15기를 선발했다

두나무 품은 네이버 "K-핀테크로 글로벌 간다...5년간 10조 투자"

두나무를 인수한 네이버가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웹3간 융합이라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K-핀테크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

기후/환경

+

[날씨] 아직 11월인데...눈 '펑펑' 내리는 강원도

27일 강원도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다.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화천·양구군평지·강원남부산지·강원중부산

호주 화석연료 배출 전년比 2.2% 감소...재생에너지 덕분

호주가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커지면서 화석연료 배출량이 줄어들었다.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의 올해 화석연료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날씨] 겨울 알리는 '요란한 비'...내일부터 기온 '뚝'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이날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열대우림 벌목만 금지?...매장된 화석연료 '3170억톤 탄소폭탄'

전세계 열대우림 아래에 막대한 화석연료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리

英 보호구역 84%서 '플라스틱 너들' 검출..."생태계 전반에 침투"

영국 자연보호구역 곳곳에서 플라스틱 너들(nurdle)이 발견됐다.26일(현지시간) 환경단체 피드라(Fidra)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특별과학보호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