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식량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자영농에게 지원되는 기후기금은 고작 0.3%에 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컨설팅기업 클라이밋포커스(Climate Focus)가 11월말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공공 기후금융의 2%만이 소규모 가족농가와 농촌 공동체에 지원됐다. 이는 민간재원까지 모두 합친 전체 국제기후금융으로 따지면 0.3% 비중이다.
식량 전문가들은 "이 자영농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할 경우 기아뿐 아니라 식량안보도 타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 및 남부 아프리카 소규모 농민포럼(Eastern and Southern Africa Small-Scale Farmers Forum)의 하킴 발리리아네(Hakim Baliriane) 의장은 "2019년 이후 1억22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부가 수 백만명의 가족농부들의 손을 계속 묶어두면 추세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자영농은 전세계 식량의 3분의 1을 생산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후대응 지원금은 극히 일부"라고 꼬집었다.
일례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예상되는 금융자원의 수요는 연간 1700억달러 규모다. 하지만 기후취약성으로 극심한 식량불안에 시달리는 잠비아와 시에라리온 자영농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은 2000만달러 남짓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2헥타르(ha) 미만의 농장을 운영하는 자영농은 세계 식량의 32%를 생산하고 있다. 5ha 이하의 농장에서 수확하는 9가지 필수 작물은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농식품 부문에 대한 국제공공 기후금융의 80%는 개발도상국 정부 또는 선진국 비정부기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며 "복잡한 자격 규정과 신청 절차로 인해 자영농들이 지원받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농업단체들은 "농민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에스더 페투니아(Esther Petunia) 아시아농민협회(Asian Farmers Association) 사무총장은 "농부들의 경험과 과학적 연구를 종합했을 때 자연과 협력하고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기후위기에서 식량안보를 보호하는 열쇠"라며 "기후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코수르 자영농단체연합(COPROFAM)의 알베르토 브로흐(Alberto Broch) 회장은 "이미 6억개 이상의 자영농들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인 식량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며 "의사결정에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기후재정에 이들이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우리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강력한 동맹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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