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극약처방'...내년부터 560만대 내연 오토바이 퇴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6 15:04:16
  • -
  • +
  • 인쇄

하루 50만대에 달하는 오토바이가 이동하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내년부터 화석연료를 쓰는 오토바이와 모터 자전거를 퇴출한다.

15일(현지시간)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26년 7월부터 하노이 도심 주요 순환도로인 순환 1호선 구간에서 휘발유를 이용하는 오토바이와 이륜차의 통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정책은 팜 밍 찡 베트남 총리가 지시한 것으로, 대기 오염을 줄이고 교통체계의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순환 1호선은 하노이 도심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약 7.2㎞ 길이의 간선도로로, 꺼우져이, 떠이호, 바딘, 호안끼엠 등 6개 구의 주요 도로가 포함된다. 

하노이시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내연차 운행 규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28년 1월부터는 순환 2호선 구간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이륜차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승용차 운행도 제한하며, 2030년부터는 순환 3호선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순환 도로(사진=베트남 건설부)

하노이시에 현재 등록된 차량 수는 약 920만대로 이 가운데 오토바이가 약 690만대에 달한다. 그중 약 560만대, 81%가 휘발유를 쓴다. 중심 지역만 해도 하루 약 45만~50만대의 오토바이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이해 교통 부문 탄소배출량은 세계 각국 주요 도시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전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방침이지만 시민들은 갑작스런 전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하노이 대중교통 시스템은 전체 교통 수요의 약 19%만 감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개인 차량에 의존하고 있다. 153개 노선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이용률은 14% 수준이고, 도시철도 노선 대부분은 아직 미완공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차량 통제가 시행되면 수많은 시민들의 생활이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

또 전동화 전환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하노이 시민은 좁은 골목이나 구식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할 개인 충전시설을 갖추기 어렵다. 또 공공 충전소도 일부 브랜드 전용으로만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공동 이용이 어렵고, 국가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고작 1년 만에 내연차를 폐기하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건 어렵다는 분석이다.

교통 관련 전문가들은 차량 연료 전환 정책 성공을 위해선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 금융지원, 다방면의 지원 프로그램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충전 인프라의 규격 통일과 공공 충전망 확대, 대중교통 노선의 확대 및 편의성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기후/환경

+

아마존 보호해제...브라질 '콩 모라토리엄' 19년만에 중단

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콩 모라토리엄'을 19년만에 중단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나무' 심는 지역에 따라 온도 낮추는 '냉각효과' 다르다?

열대지방에 나무를 심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 및 기후완화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우주 태양광' 무탄소 전력의 대안?..."유럽 재생에너지 80% 대체 가능"

정지궤도 위성에서 수집한 태양광(SBSP)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유럽지역 재생에너지의 80%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우주 태양광'이 무

트럼프,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강제 재가동...비용은 소비자몫

재생에너지를 배척하고 화석연료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를 강제로 재가동시켰다.20일(현지시간

경기도 시군과 기후위기 공동대응 위해 ‘기후소통 한마당' 개최

경기도가 시군과 기후위기를 공동대응하기 위해 22일 '기후소통 한마당'을 개최했다. 기후위기 대응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기후정책 실행력 제고 방안

되살아난 태풍 '링링' 日 규슈 강타...우리나라 영향은?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12호 태풍 '링링'이 세력이 되살아나 일본 남쪽지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일본 기상청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