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치솟고 수출 금지하고...전세계는 '올리브유' 쟁탈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0 16:19:35
  • -
  • +
  • 인쇄
극한 가뭄에 스페인 생산량 절반으로 '뚝'
생산량 증가한 튀르키예는 수출금지 조치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지중해 코르시카 섬 농부가 올리브 열매를 보며 성숙도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지중해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20일 국내업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3배 오른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톤당 약 1200만원으로 급등했다.

올리브유 가격 폭등은 전세계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스페인의 지독한 가뭄 때문이다. 스페인은 지난 수개월동안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올리브 생산량이 평년 130만~150만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1만톤에 그쳤다. 이는 지난 7월 국제올리브유협회(The International Olive Oil Council)가 예측했던 85만톤보다 더 작은 양이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포르투칼, 그리스 등 올리브를 생산하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올해 가뭄과 홍수, 산불 등을 겪으면서 올리브 작황이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된다면 나무가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덜 익은 과일을 떨어뜨린다"면서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업체인 필리포 베리오 영국지사장 월터 잔레는 "지난해는 흉작이었어도 전년도 이월 물량이 약간 남아있어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여유분도 전혀 없어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리브 생산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생산량이 늘었던 튀르키예(터키)는 올 11월 1일까지 올리브유 수출을 아예 금지시켜버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올리브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유럽 각국들이 튀르키예 올리브유를 대량 수입하자, 튀르키예 정부는 자국에서 사용할 물량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이같이 조치했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 올리브유를 수입하던 국내 치킨업체 BBQ가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은 3배 오른데다 물량확보까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리브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올리브유 소비가 많은 유럽은 난리가 났다. 식료품점,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에선 지난해 4유로(약 5700원)하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현재 10유로(약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년 사이에 2.5배 올랐다. 가격이 치솟자 현지에서는 올리브유를 '황금의 액체'(Liquid gold)라고 부르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 절도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 올리브유 제조공장 '마린 세라노 엘 라가르'는 지난달 30일 6억원 상당의 올리브유를 도난당했다. '테라베른' 공장에서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7000만원 상당을 절도당했다. 일부 상점들은 올리브유 도난 사례가 급증하자 올리브유 병에 체인이나 경보기를 붙이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원자재 정보제공업체 민텍의 카일 올란드는 "튀르키예의 수출중단으로 국제적 수급이 더욱 악화했다"며 "가뭄으로 올리브유 재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재고가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분간 올리브유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