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증가한 튀르키예는 수출금지 조치
지중해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20일 국내업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3배 오른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톤당 약 1200만원으로 급등했다.
올리브유 가격 폭등은 전세계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스페인의 지독한 가뭄 때문이다. 스페인은 지난 수개월동안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올리브 생산량이 평년 130만~150만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1만톤에 그쳤다. 이는 지난 7월 국제올리브유협회(The International Olive Oil Council)가 예측했던 85만톤보다 더 작은 양이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포르투칼, 그리스 등 올리브를 생산하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올해 가뭄과 홍수, 산불 등을 겪으면서 올리브 작황이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된다면 나무가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덜 익은 과일을 떨어뜨린다"면서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업체인 필리포 베리오 영국지사장 월터 잔레는 "지난해는 흉작이었어도 전년도 이월 물량이 약간 남아있어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여유분도 전혀 없어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리브 생산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생산량이 늘었던 튀르키예(터키)는 올 11월 1일까지 올리브유 수출을 아예 금지시켜버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올리브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유럽 각국들이 튀르키예 올리브유를 대량 수입하자, 튀르키예 정부는 자국에서 사용할 물량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해 이같이 조치했다. 이 때문에 튀르키예 올리브유를 수입하던 국내 치킨업체 BBQ가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은 3배 오른데다 물량확보까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리브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올리브유 소비가 많은 유럽은 난리가 났다. 식료품점,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에선 지난해 4유로(약 5700원)하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현재 10유로(약 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년 사이에 2.5배 올랐다. 가격이 치솟자 현지에서는 올리브유를 '황금의 액체'(Liquid gold)라고 부르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올리브유 절도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 올리브유 제조공장 '마린 세라노 엘 라가르'는 지난달 30일 6억원 상당의 올리브유를 도난당했다. '테라베른' 공장에서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7000만원 상당을 절도당했다. 일부 상점들은 올리브유 도난 사례가 급증하자 올리브유 병에 체인이나 경보기를 붙이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원자재 정보제공업체 민텍의 카일 올란드는 "튀르키예의 수출중단으로 국제적 수급이 더욱 악화했다"며 "가뭄으로 올리브유 재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재고가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분간 올리브유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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