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환경 딜레마'...AI로 탄소는 감축 물사용량은 급증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5 14:52:21
  • -
  • +
  • 인쇄
'친환경 길찾기' 탄소 120만톤 줄여
끌어다 쓴 물은 골프장 37개 채울 양
▲구글지도 친환경 길찾기 기능. 저탄소 경로를 선택하면 나뭇잎 아이콘과 함께 에너지 저감량이 표시된다. (사진=구글 2023 환경보고서)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저탄소 경로, 스마트 온도조절기 등 친환경 기능을 제공하면서 탄소저감에 기여했지만, 반대로 AI 연산량과 함께 냉각수 사용량이 급증하는 '환경 딜레마'에 빠졌다.

구글이 25일(현지시간)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아 공개한 '2023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0월 도입된 구글지도의 '친환경 길찾기'(eco-friendly routing) 기능은 2022년 12월까지 총 12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했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25만대가 1년간 내뿜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구글지도의 '친환경 길찾기' 기능은 AI가 도로경사, 교통혼잡도, 차량속도 등을 고려해 연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계산해 제공하는 기능이다. 휘발유, 경유, 하이브리드, 전기 등 엔진이나 연료 종류에 따른 탄소배출량도 잡아낸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미국, 캐나다, 이집트, 유럽 등 총 4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는 구글의 스마트홈 제품 브랜드인 구글 네스트(Google Nest)의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통해 절감된 전력량도 공개했다. 지난 2011~2022년 구글 네스트의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1130억킬로와트시(kWh)를 절감했고, 이로써 줄어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600만톤에 달했다. 구글 네스트의 온도조절장치 구매 고객들은 지난 2022년 한해에만 구글 전체의 사용전력보다 더 많은 전력을 아꼈다.

그러나 AI기반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물 사용량도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 구글의 물 사용량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56억갤런으로 리터로 치면 200억리터가 넘는다. 골프장 37개를 채우고도 남는 양이다. 이 가운데 52억갤런은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냉각수로 끌어다 썼다.

대부분 음용가능할 정도로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구글은 공급처 인근의 물부족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사옥과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담수의 120%를 다시 채워넣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글이 용수를 다시 공급처에 보충해놓은 비중은 6%에 불과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UCR) 샤오레이 렌 전기컴퓨터공학과 부교수는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물 사용량 20% 급증은 구글의 연산능력 증가와 궤를 같이 하고 있고, 대부분 AI에 의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구글의 수원 재충전 계획이 제대로 시행된다 하더라도 이같은 물 사용량의 증가세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은 지난 2022년 가스발전소 25개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달하는 1018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2018년 1360만톤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계속해서 감소세지만, 2030년까지 배출량을 반토막내겠다는 선언에는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다.

결국 감축 목표치에 근접하기 위해 구글이 AI기반 탄소저감 솔루션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어서 전문가들은 구글이 새로운 냉각 시스템을 고안하지 않는 한 물부족 현상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