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전력 93%, 서버전력 10% 절감 확인
발열량이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냉각시키는데만 데이터센터 전기사용량의 40%가 소모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油)에 서버를 넣어 두는 방식으로 열을 관리하는 '액침냉각' 방식을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1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전문기업인 미국 GRC의 설비와 SK엔무브의 특수냉각유(ZIC-GC2)로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공기냉각보다 냉방전력을 93% 줄이는 동시에 서버전력도 1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를 합치면 전력을 총 37% 절감한 것이다.
액침냉각 시스템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팬을 통해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전기는 통하지 않고 열전도는 높은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유냉(油冷)식 시스템이다.
공기보다 열전도가 훨씬 높은 특수 냉각유를 사용해 직접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하고, 공기냉각에 필요했던 서버의 송풍기(Fan)을 제거함으로써 냉각뿐 아니라 서버의 전력 절감도 가능하다. 그리고 서버의 주요 고장 원인인 습도, 먼지, 소음에도 자유로워 서버 수명 연장도 기대되며, 서버 내부의 발열체인 CPU, GPU 뿐만 아니라 메모리, 저장장치 등 시스템 전체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고온으로 인한 장비의 고장 원인도 줄일 수 있다.
또 이번에 공기냉각 방식과 액침냉각 방식에서 각각 서버의 성능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성능에도 차이가 없었으며, 같은 성능테스트 결과 대비 액침냉각에서 서버 전력 절감이 확인되어 전성비(전력대비 성능비율)가 좋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GRC사의 액침냉각 시스템을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운용중인 미국 내 레퍼런스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 4월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6월부터 액침냉각 시스템의 성능, 안정성, 운영 모니터링 방안 및 비용 효율 등을 검증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 인천사옥에 구축할 예정인 자사 AI서비스를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에 내년중으로 액침냉각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액침냉각 전문기업인 GRC는 2009년 설립돼 미국 오스틴(Austin)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해 GRC에 25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 추정치는 240~340TWh로, 이는 국내 연간 전력소비량의 42~60%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이번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모니터링 솔루션을 SK엔무브의 열관리 사업과 결합해 액침냉각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며, 향후 액침냉각 기술 보급을 주도해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통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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