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으로 전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탄소배출도 덩달아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챗GPT의 성공과 함께 여러 기업들도 독자적인 AI 챗봇 또는 대규모 AI 모델을 이용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전력사용과 탄소배출량이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AI 경쟁을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모두 수천 개의 반도체를 가진 서버에 의존하는 거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AI는 다른 형태의 컴퓨터 활용보다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나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100가구가 1년동안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2021년 발표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챗GPT의 핵심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GPT-3가 학습하는데 미국 120개 가구의 1년 전기사용량인 1287메가와트시(MWh)가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502톤(t)의 탄소가 배출됐는데 이는 미국 110개 가구의 1년 배출량과 맞먹는다.
연구자들은 또 AI 모델이 학습할 때보다 이를 사용할 때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AI 모델의 경우 학습에 들어간 전력량이 이후 그 모델의 실제 사용시 소요되는 전력량의 40% 정도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AI 모델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고 최신화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재훈련도 필수적이어서 AI 모델의 전력사용량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GPT-3 이전 버전이 사용한 변수는 약 15억개였지만, GPT-3는 약 1750억개의 변수를 사용한다. 나아가 오픈AI의 차세대 LLM인 GPT-4는 무려 100조개 수준의 변수를 사용한다는 설도 있어 전력 소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2021년 구글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전체 전력사용량 18.3테라와트시(TWh) 가운데 2.3TWh가 AI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전력소비량의 10~15%가 AI에 쓰인 것으로 애틀랜타시 전체 가구의 연간 전력소비량과 맞먹는다.
한편 MS와 구글, 아마존은 모두 탄소중립이나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MS도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있으며, AI의 효율성 개선과 에너지 사용량·탄소 배출량 측정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AI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AI가 사용한 전기의 생산 방법과 정확한 전력사용량,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사된 바 없다. 하나의 AI 모델 구축에 따른 탄소배출량 연구조사나 일부 회사가 내놓은 전기 사용량 자료는 있어도 AI 산업 전체의 전기 사용량에 대한 포괄적인 자료조차도 없는 상태다.
연구자들은 전력사용량과 탄소배출량에 대한 자료가 투명히 공개돼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AI 모델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전력사용과 탄소배출을 할 지 정부나 기업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MS 거대 AI 모델의 탄소발자국 측정에 참여했던 로이 슈워츠 예루살렘 소재 히브루 대학교수는 "이들 기업이 사용하는 모델과 탄소 배출량 공개에 긍정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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