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개발 광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면서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어를 처리할 수 있는 생성형 AI는 1초당 수십억건의 계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 GPU가 필요한데, 이 GPU가 연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 지속가능한 인공지능 연구담당은 "AI로 지구를 구하고 싶다면 인공지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숲을 태운 다음 AI를 사용해 산림벌채를 추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AI의 환경발자국을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업계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대중의 관심도 낮기 때문이다.
루치오니 연구원은 "GPU 판매 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얼마만큼의 전력을 사용하는지 세부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이 AI의 환경발자국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공약이나 이니셔티브에 AI가 포함되지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는 너무 무형적"이라며 "이 때문에 아무리 ESG를 노력하는 기업이어도 AI가 미치는 영향은 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자동차가 지구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아는 이유는 시동을 켠 후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매연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I를 구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잡아먹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AI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GPT-3를 훈련하는데 3.5~5㎖의 물이 사용되고, 자연어 처리 AI가 20개의 답변을 처리할 때마다 500㎖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연구진은 GPT-3의 훈련에는 1287MWh 전력이 소모됐으며, 55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기술진들은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AI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이미 제시된 해결방법 중 상당수가 결국 환경을 위해 성능을 희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AI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가트너는 "2025년까지 AI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고려할 수 있도록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지 않으면 AI 도구의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 인력의 에너지 소비량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I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소비량이 전세계 수요의 1% 정도 차지했지만, AI 개발이 확장되면서 2030년에 이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수요의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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