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이 모래의 온도를 높여 새끼 바다거북의 발달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FSU) 연구진은 해변 모래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증가하면서 모래 온도를 상승시켜 바다거북의 부화에 위협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양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맡는 바다거북은 건강한 해변이 있어야 번식할 수 있다. 바다거북은 알의 온도가 29℃ 이하면 수컷, 그 이상이면 암컷으로 부화한다. 온도가 이 29℃ 안팎인 둥지 환경에서는 플라스틱의 농도에 따라 바다거북의 성비마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해변에서 채취한 모래를 미세플라스틱과 혼합했다.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샘플 전체 부피의 5%에서 30%까지 다양했다. 그런 다음 디지털 온도계를 붉은바다거북이 일반적으로 알을 낳는 깊이에 묻고 2018년 7월~9월까지의 온도를 기록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을수록 온도 상승이 커졌다. 특히 검은색 미세플라스틱이 30% 함유될 때 평균 온도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샘플은 대조군보다 0.58℃ 더 따뜻했으며 연구에 따르면 이는 바다거북 부화 성비, 생리적 성능 및 배아 사망률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미세플라스틱 30% 농도는 해변 세제곱미터(㎥)당 약 980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는 해변에서 관측된 가장 높은 수치가 ㎥당 약 180만개여서 실제 환경에서 연구결과와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한참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둥지 환경의 미세플라스틱은 최근에야 조사되고 있는 데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지역도 남아있어 연구에 따라 그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더욱이 플라스틱 수요 또한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아나 푸엔테스(Mariana Fuentes) FSU 지구해양대기과학과 조교수는 "바다거북의 성별, 적합성, 부화 성공 여부는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며 "바다거북 알은 온도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푸엔테스 조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모래의 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으나, 연구결과 바다거북이 직면한 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또다른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환경의 변화가 둥지 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일이 생물종의 미래를 관찰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프론티어즈 인 마린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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