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와 국가누진세도 불평등 해소에 도움
기후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한 국가 내 부유층과 빈곤층의 탄소배출량 격차가 국가간 격차보다 더 커졌다.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기후불평등보고서 2023(Climate Inequality Report 2023)'에 따르면 전세계 부유층 '오염엘리트'와 나머지 인구간 배출격차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국가 내 탄소불평등이 국가간 탄소불평등보다 더 크다"면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부유층의 소비와 투자가 더 많은 배출비중을 차지하는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간 불평등도 상당하지만 한 국가내에서 배출의 불평등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기후정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차이와 현재 및 역사적 배출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소득이 가장 높은 이른바 '오염엘리트'가 빈곤층의 배출량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선진국 저소득층보다도 개발도상국 부유층의 탄소배출량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개도국의 기후불평등을 해소하려면 해외 기후원조와 더불어 개도국 스스로 자국 세금제도를 개혁해 자본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도국을 포함한 전세계 부유층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경우 세계 최빈곤층이 어느 정도 배출량을 늘리는 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초과이익에 부과하는 횡재세가 저탄소 투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 누진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동집필한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PIK) 논문에서도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저탄소경제 전환자금을 대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은 대형 신흥경제국의 탄소배출 책임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도 이제 명확한 넷제로 배출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피터 뉴웰(Peter Newell) 영국 서섹스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국가 내 탄소불평등은 배출계층과 기후피해 취약계층간 탄소불평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배출불평등이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면 소비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오염엘리트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투자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오염엘리트에 초점을 맞춰 보다 공평하고 효율적인 배출감축정책을 고안하는 데 있다고 뉴웰 교수는 제시했다. 그는 "공해활동 누진세와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을 결합해 복지국가를 강화하고 사회적 보호를 제공해 배출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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