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기후변화 취약국에 1300만불 지원
덴마크가 선진국 최초로 기후재난을 당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1300만달러(약 180억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플레밍 묄러 모르텐센 개발부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부대행사에 참석해 선진국들이 일으킨 기후변화의 희생양이 된 개발도상국에 이같은 금전보상을 약속했다.
모르텐센 장관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 고통받는 일은 지독하게 불공정하다"면서 "이번에 지원하는 금액은 우리가 사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최소액"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이 기후기금을 아프리카 서북부 사헬을 비롯한 취약지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적지만 더 많은 피해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탄소배출 주범인 선진국들이 '손실 및 피해'(loss and damage)를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용어인 '손실과 피해'는 인간 활동으로 촉발된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인 기후 등 인간이 적응할 수 없는 수준의 기후변화 악영향을 말한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산업화가 시작된 1751년부터 2017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은 선진국들에 의한 것이다. 미국이 25%로 가장 높고,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22%), 중국(12.7%), 러시아(6%), 일본(4%), 인도(3%), 캐나다(2%)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유엔개발기구(UNDP) 등에 따르면 현재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이달 16일 보고서에서 소말리아와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부르키나파소 등 기후변화 10대 피해국의 탄소배출량은 전체의 0.1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미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은 기후변화 취약국들에 대해 '손실과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를 이행한 선진국은 지금까지 없었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100만파운드(약 15억원) 투자를 약속한 것이 전부다. 130여개 개발도상국들은 기후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덴마크의 피해보상 발표는 선진국들이 보상해야 한다는 지적에 응답한 첫 사례로, 다른 선진국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태평양 섬나라 등 해수면 상승에 국토가 잠길 위기에 몰린 국가들은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 '손실과 피해'에 대처할 자금조달기구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과 EU 회원국 등 부유국들은 이번에도 기구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집트의 유엔 고위급 기후 옹호관인 마흐무드 모히엘딘은 "기후위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난, 에너지난 탓에 여건이 변했다"며 기후기금의 구조를 다시 짜겠다고 COP27의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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