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공급망 실사법' 2024년 시행…車·화학 취약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기업뿐만 아니라 공급망에도 필수적인 의제다"
딜로이트 안진 수석위원 연경흠은 23일 뉴스트리와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ESG커넥트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하며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당 기업의 ESG 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ESG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급망을 ESG에 포함시키기 위한 국제 표준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 위원은 "미국의 SEC 기후 공시 의무화 규칙안,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등 환경과 같은 기업들의 비재무적 요소 공개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난 3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도 'IFRS S2 기후 관련 공시'에 대한 공개초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에는 해당 기업에만 공시의무를 잡도록 했지만 이제는 공시범위가 기업활동보다는 넓어진 것이다. 공급사나 협력사에 대한 ESG 책임까지 연동돼서 공시하도록 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EU의 '공급망 실사법'이다. 연 위원은 "기업이 공급사에 직접 방문해 ESG 위반 여부 등 실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기업들이 인권문제나 환경문제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활발히 해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면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발생 과정과 사후조치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수렴해야한다고 연 위원은 말했다.
다만 연 위원은 EU의 공급망 실사법이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보다는 인권을 더 강조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공급망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후대응에 대한 부분이 좀 약해진 점은 있다"면서도 "빠르면 2024년에 이 규제가 시행될 텐데 그 전에 기후위기에 대한 부분은 더 보완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망의 ESG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화학과 자동차 산업은 이 변화에 매우 취약한 산업군이라고 연 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별도의 이니셔티브를 만들어서 기업과 공급망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관련해서도 스코프(Scope3)를 포함해 기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프3는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한다.
그는 또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여러 국가들에서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규제하고 있어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BMW나 기아는 재활용 소재를 일부 활용해서 자동차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탄소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 자원순환, 안전과 보건, 원자재 채굴 등 5가지 항목이 공급망 관리에서 중요한 논제다"라며 "향후 산업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면 기업들이 이 다섯가지 항목을 내재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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