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버려져 환경오염…규제 필요"
앨범의 과잉소비를 부추기는 K-POP 업계 엔터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버려지는 K-POP 가수들의 실물 앨범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K-POP 가수들의 실물 앨범은 총 5708만장으로 전년 대비 36.9% 증가했다. 2016년에 연간 판매량 1000만 장을 넘긴 후 △2017년 1693만장△2018년 2282만장△2019년 2509만장△2020년 4170만장 등 매년 그 갯수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집계된 음반 판매량만 해도 6000만 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6000만장의 앨범을 산 사람은 6000만명 보다 적다. K-POP 팬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앨범을 사는 일은 공공연하기 때문이다. K-POP팬들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이유는 팬 사인회 당첨률을 높이고 '랜덤 포토카드' 등의 특전과 구성품을 얻거나, 좋아하는 가수를 차트 상위권에 진입시키기 위함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판매 전략은 과잉소비를 유도해 앨범 판매량을 매해 늘리고 있지만, 소장용인 한 장을 제외한 나머지 앨범들은 그대로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채 박스더미로 버려진 음반 쓰레기들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근래 출시되는 아이돌 앨범은 한 버전으로 그치지 않는 추세다. 게다가 한정판이나 스페셜 버전 등이 더해지면 이보다 더 다양한 버전이 출시되기도 한다. 게다가 판매처별로 포토카드나 포스터 등의 '판매처 특전'이 따로 출시되기 때문에 좋아하는 가수의 모든 구성품을 모으기 위해 적게는 열 장 내외부터 많게는 수백 장에 달하는 앨범을 구매해야 한다.
또한 랜덤 구성품은 어떤 것이 담겨있는지 소비자가 알수 없어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법의 제3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물품 및 용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필요한 지식 및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지닌다. 그러나 랜덤 구성품의 경우 같은 값을 지불하고 음반을 구매해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성품이 나올때까지 앨범을 계속 구매하는 기형적인 소비행태가 만들어지고 있다.
팬심과 사행심을 동시에 이용한 이러한 판매 전략은 앨범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음반 쓰레기를 대거 양산한다. 대부분의 앨범 케이스는 플라스틱 소재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내용이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그 커버와 구성품 또한 대체로 코팅지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류'로 분류되는 앨범 내 구성품 쓰레기들은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에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또한 기획사들의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M, IST 등 몇몇 기획사에서는 이러한 음반 쓰레기 문제와 관련하여 CD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디지팩 혹은 플랫폼 앨범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마케팅이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각 엔터사와 차트사들의 판매 전략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소비자가 앨범을 구매할 때 포토카드나 굿즈 등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또한 앨범을 많이 살수록 팬사인회나 팬미팅 당첨률을 높이는 방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K-POP 업계 앤터사의 사행심 조장 마케팅으로 과도하게 양산 된 쓰레기들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기후위기를 앞당긴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절한 법제화와 제재를 통해 건강한 음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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