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 규제안 도출
해양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전반에 대해 규제하는 '플라스틱 오염 규제협약'이 2024년까지 만들어진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후 전세계가 합의한 가장 중요한 환경협약이 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5개 유엔회원국들의 대표 및 전문가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플라스틱 오염관련 조약을 만들기로 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UNEA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업계획 및 예산, 주요 환경 쟁점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환경회담이다. 이번 UNEA의 주요 쟁점은 '플라스틱 오염문제'다. 1950년부터 2017년 사이 총 92억톤의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됐고, 이 가운데 70억톤 가량이 폐기물로 버려졌다. 이 폐기물 중 75%는 매립되거나 육생 및 수생 생태계에 그대로 축적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재활용 비율은 10%가 채 안되고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마다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협약은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부터 재활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주기를 다루며, 먹이사슬까지 영향을 미쳐 식탁 위 음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미세플라스틱도 대상으로 삼는다. 또 국제기금, 과학자문기구 등을 마련해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금전적·기술적 지원이 포함된다. 추후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해 최종안을 확정할 수 있도록 정부간협상위원회(INC)가 구성될 예정이다.
통상 글로벌 협약을 만드는데 5년∼10년을 요구하는 데 비해 불과 플라스틱 규제협약 논의 기간이 3년으로 잡힌 것은 그만큼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글로벌 여론조사·마케팅 리서치업체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전세계 소비자 4명 중 3명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EA 조약이 구체화할 경우 전세계 석유화학 기업과 경제에 파급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주된 플라스틱 생산국인 미국, 인도, 중국, 일본 등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이권을 지키기 위한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협약의 의의가 퇴색될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달 엑손모빌케미칼, 셸케미칼, 다우 등 19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산업단체 미국화학협회(ACC)는 UNEA의 합의안 골자를 플라스틱 공급망 전반에 걸친 오염문제 해결이 아닌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로 축소시키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환경대사 프란츠 페레즈(Franz Perrez)는 "야심찬 목표를 두고 국가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에스펜 바스 에이데(Espen Barth Eide) UNEA 의장은 "지정학적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UNEA는 최상의 다자간 협력을 보여준다"며 "플라스틱 오염은 감염병 수준으로 커져버렸다. 오늘의 결의안으로 우린 공식적으로 그 병에 대한 치료과정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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