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생산금지' 현실화되나?...UN 3년내 '플라스틱 규제조약' 만든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3 10:30:01
  • -
  • +
  • 인쇄
제5차 유엔환경총회...175개국 만장일치 통과
2024년까지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 규제안 도출
▲2일(현지시각) 케냐 나이로비의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열린 유엔환경총회(UNEA) 동안 설치된 거대 플라스틱 병 집합 조형물 (사진=연합뉴스)


해양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전반에 대해 규제하는 '플라스틱 오염 규제협약'이 2024년까지 만들어진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후 전세계가 합의한 가장 중요한 환경협약이 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175개 유엔회원국들의 대표 및 전문가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플라스틱 오염관련 조약을 만들기로 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UNEA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사업계획 및 예산, 주요 환경 쟁점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환경회담이다. 이번 UNEA의 주요 쟁점은 '플라스틱 오염문제'다. 1950년부터 2017년 사이 총 92억톤의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됐고, 이 가운데 70억톤 가량이 폐기물로 버려졌다. 이 폐기물 중 75%는 매립되거나 육생 및 수생 생태계에 그대로 축적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재활용 비율은 10%가 채 안되고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마다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협약은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부터 재활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주기를 다루며, 먹이사슬까지 영향을 미쳐 식탁 위 음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미세플라스틱도 대상으로 삼는다. 또 국제기금, 과학자문기구 등을 마련해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금전적·기술적 지원이 포함된다. 추후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해 최종안을 확정할 수 있도록 정부간협상위원회(INC)가 구성될 예정이다.

통상 글로벌 협약을 만드는데 5년∼10년을 요구하는 데 비해 불과 플라스틱 규제협약 논의 기간이 3년으로 잡힌 것은 그만큼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글로벌 여론조사·마케팅 리서치업체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전세계 소비자 4명 중 3명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NEA 조약이 구체화할 경우 전세계 석유화학 기업과 경제에 파급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주된 플라스틱 생산국인 미국, 인도, 중국, 일본 등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이권을 지키기 위한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협약의 의의가 퇴색될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달 엑손모빌케미칼, 셸케미칼, 다우 등 19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산업단체 미국화학협회(ACC)는 UNEA의 합의안 골자를 플라스틱 공급망 전반에 걸친 오염문제 해결이 아닌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로 축소시키기 위해 전방위 로비를 진행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위스 환경대사 프란츠 페레즈(Franz Perrez)는 "야심찬 목표를 두고 국가간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에스펜 바스 에이데(Espen Barth Eide) UNEA 의장은 "지정학적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UNEA는 최상의 다자간 협력을 보여준다"며 "플라스틱 오염은 감염병 수준으로 커져버렸다. 오늘의 결의안으로 우린 공식적으로 그 병에 대한 치료과정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스위스 빙하, 2015년 이후 1000개 사라졌다...'전체의 25%'

스위스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빙하연구소(GLAMOS) 연구팀은 2015년 이후 스위스 빙하가 약 25% 사라졌다

10억달러 피해 입힌 '괴물산불' 43%가 최근 10년에 발생

피해 금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산불의 약 절반이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2일(현지시간) 칼럼 커닝햄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 박

"고기는 일주일 한번"...'지구건강식단' 하루 사망자 4만명 줄인다

고기를 적당히 먹어도 식량 부문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전세계 사망자를 최소 4만명씩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2일(현지시간) 요

유럽의 녹지, 매일 축구장 600개만큼 사라진다

유럽 대륙의 녹지가 개발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과 유럽 전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기후대응 촉구한 교황...트럼프 겨냥한듯 "지구 외침에 귀기울여야"

교황 레오 14세가 사실상 기후회의론자들을 겨냥해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교황은 1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생태

"산불특별법, 산림 난개발 우려...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산불방지법'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환경운동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