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걸려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사우스콜(South Col)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25년만에 사라졌다. 형성된 기간보다 약 80배 빠르게 녹은 것이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메인대(Maine University) 연구진, 과학자, 등반대원들은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2019년 탐험 당시 10미터 길이의 빙상코아(ice core)를 파내 분석했다. 빙상코아는 빙상을 원통형으로 굴삭한 것으로 빙상퇴적물에 대한 학술적인 목적을 가지고 굴삭이 진행된다. 빙상은 매년 눈이 쌓일 때마다 차곡차곡 축적된다. 따라서 밑으로 내려갈수록 오래된 것이고 빙상의 다년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들이 사우스콜 빙상코아를 분석했을 때 표면의 얼음은 약 2000년 된 것으로 밝혀졌다. 즉 그 위에 2000여년간 쌓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얼음은 모두 사라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얼음의 퇴적 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약 55미터의 얼음이 손실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우스콜 빙하가 녹는 현상은 1999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탐험대를 이끌었던 폴 마예프스키(Paul Mayewski)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소장은 "1990년대 이후부터 빙하의 유실이 가속화된 것은 확실하다"며 "빙하 유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빙하가 사라지면 더는 햇볕을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용수가 고갈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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