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작물종 70% 꿀벌에 의존...경제에도 여파
대기오염으로 꿀벌들이 꽃향기를 맡지 못하게 되면서 수분(受粉) 작용이 최대 3분의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레딩대학교 제임스 라이얼스(James Ryalls) 박사 연구팀은 흑겨자 밭을 질소산화물(NOx)과 오존(O3) 등 대기중에 흔히 있는 오염물질에 노출시켰더니 수분 매개자 개체수 비율이 70%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꿀벌과 나비를 비롯해 꽃을 직접 방문해 꽃가루를 옮기는 방화성 곤충은 무려 90%나 감소했다. 이처럼 매개자 역할을 하는 곤충이 줄면서 수분 비율은 31%가량 감소했다.
연구진은 수분 매개자 개체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냄새를 지목했다. 꽃향기에 의존하는 꿀벌같은 개체는 대기오염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 로비 걸링(Robbie Girling) 교수는 "지난번에 진행한 다른 연구로 질소산화물을 포함한 디젤 배기가스가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이번에는 곤충이 아닌 꽃밭에 미치는 영향으로 살펴보니 보다 극적인 결과로 사태의 심각성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제초제, 기온변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역시 꿀벌의 식량 수급에 위해를 가하면서 개체수 유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꿀벌 개체수 감소는 충매화에 의존하는 토종 야생화 등의 개체수 감소로 이어져 생태계 교란이 초래될 수 있다. 또 자연뿐 아니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 농업식품 생산량 가치의 8%가 꿀벌과 관련이 있으며, 이 가운데 사과, 딸기 등 작물종의 70%가 꿀벌에 의존한다.
제임스 라이얼스 박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고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며 "우린 이미 이 오염물질이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 또 이들이 수분 매개자의 활동과 개체수를 상당수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우리가 의존하는 생태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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