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인당 88kg으로 세계 3위로 많아
미국이 세계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1위의 불명예를 떠안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주범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을 방지할 대책을 촉구하는 보고서가 미 연방정부에 제출됐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서 보도했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은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미국의 역할 평가' 보고서에서 2016년 기준 각국의 국민 1인당 배출량을 산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제정된 해양 보호법에 따라 추진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플라스틱 홍수'가 일어나 우리가 보는 곳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범람하고 있으며, 결국 미국이 이러한 생태계를 해치고 오염시키는 일회용 플라스틱 범람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연간 약 4200만톤이 배출하고 있다. 미국 국민 1인당 약 130k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셈이다. 이는 모든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전체 도시폐기물 배출량도 전세계 비교대상국보다 2~8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처리시설은 미국 플라스틱 생산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쓰레기 투기 및 비효율적인 폐기물 처리로 인해 매년 플라스틱 병과 빨대, 포장 등 약 220만톤의 플라스틱이 길바닥 등에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데이터 공백으로 인해 실제 투기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국민 1인당 기준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은 88㎏에 달해 세계 3위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은 2016년 기준 플라스틱 배출량이 1인당 연간 88㎏으로 미국(130㎏), 영국(99㎏)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이어 독일(81㎏), 태국(69㎏), 말레이시아(67㎏), 아르헨티나(61㎏)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16㎏, 일본은 38㎏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이 한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민 1인당 배출량은 한국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은 1966년 2000만톤에서 2015년 3억8100만톤으로 20배 가까이 늘었다. 이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강과 개울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최소 880만톤(2015년 기준)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환경으로 유입된다. 이는 1분에 한 번씩 플라스틱으로 가득찬 쓰레기 트럭을 바다에 버리는 것과 같다. 과학자들은 현재처럼 계속 버릴 경우 2030년에 이르면 연간 53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연간 전세계 어획량의 약 절반에 달하는 무게다.
이에 미국은 다른 많은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폐기물들을 중국으로 보내 대신 처리하도록 떠넘겨왔다. 그러나 2018년 중국 정부가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미국은 베트남과 태국같은 국가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떠넘기고 있다. 게다가 외국으로 보내지 못한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매립지로 밀려들어오자, 소각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리재활용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의 바다 유입을 막을 국가적인 대책을 늦어도 내년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사용 및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은 생산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대체 소재 사용을 장려하고 더 나은 쓰레기 수집과 포획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보고서를 주관한 몬터레이베이 아쿠아리움의 마가렛 스프링 최고보존과학책임자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미국이 원천부터 바다까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환경적·사회적 위기"라고 지적했다. 스프링은 "미국에서 생성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내륙과 해안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강과 호수, 해변, 만, 수로를 오염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취약 인구에게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주고, 해양 서식지와 야생생물, 식수를 오염시키는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나 잠벡 과학위원회 위원도 "생산 및 폐기물 발생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유출 영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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