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도 증가는 우리가 먹는 작물의 영양소까지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존무어스대학 연구팀은 잎채소류를 영국의 예상 미래 기후조건에 맞춰 통제된 환경에서 성장시켰더니,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이 감소하는 등 농작물의 영양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케일, 시금치 등 잎채소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영양성분이 기온 및 이산화탄소 상승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성장한 식물의 영양 품질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및 X선 형광 프로파일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작물이 더 빠르고 크게 자라지만, 칼슘 등 주요 미네랄과 특정 항산화 화합물이 감소했다. 여기에 온도까지 오르면 영양소가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가가 낮으면 수확량은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기후 스트레스 반응은 작물마다 다르게 나타났으며, 일부 종은 다른 종보다 훨씬 반응이 강했다. 이러한 다양성은 농작물의 변화를 일반화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며, 여러 스트레스 요인을 함께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러한 영양 불균형은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지역사회에서 보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영양 불균형에 취약한 중·저소득 국가 인구의 건강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을수록 작물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당 함량이 높아지는 대신 영양소, 특히 미네랄, 필수 단백질 및 항산화 물질이 적어져 비만, 면역력 약화 및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이끈 지아타 우와 에켈레 리버풀 존 무어스대학 박사과정 학생은 "이러한 변화는 칼로리만 높고 영양가가 낮은 식단을 초래한다"며 "과일과 채소의 당 함량이 증가하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범위는 영국의 환경에 한정됐지만, 기후변화가 작물에 주는 영향은 전세계적이며 북반구의 식량체계는 이미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켈레 저자에 따르면 환경변화는 광합성과 성장속도에서 영양소 합성 및 저장까지 작물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음식은 단순 칼로리 그 이상이고, 이는 인간 개발과 기후 적응을 위한 토대"라며 "많은 음식을 재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음식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류복지를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 연례총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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