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리튬금속전지의 최대 난제인 폭발 위험을 막는 보호막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정돈 박사 연구팀은 고체 고분자·세라믹 하이브리드 보호막을 리튬금속에 전사 인쇄 방식으로 적용해, 화재의 원인이 되면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기존 습식 방식과 달리, 리튬금속 표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대면적에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는 전사 인쇄 방식을 적용하여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튬금속전지는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다. 이론 용량 상 같은 무게의 기존 흑연 음극 리튬이온전지 보다 약 10배 많이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전고체전지 및 리튬-황 전지 등 고에너지밀도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리튬금속은 충·방전 중 표면에 나뭇가지처럼 자라는 덴드라이트(dendrite)로 인해 단락·화재 위험이 크고 수명도 짧다. 이를 막는 보호막 형성도, 기존 습식 공정의 유기용매로 인한 잔류물과 리튬 손상 가능성이 높아 대면적 공정과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알루미나-금 이중 보호막', '세라믹(Al-LLZO)-고분자 복합 하이브리드 보호막'을 각각 개발하고, 이를 리튬 금속 표면에 얇게 부착하는 전사 인쇄 공정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전사 인쇄 공정은 별도 기판 위에서 보호막 박막을 제조한 뒤, 리튬 금속에 롤 압착 방식으로 전사하는 기술이다. 보호막-리튬 부착 시 용매를 쓰지 않아 리튬 손상을 방지하며, 리튬 전극의 두께 불균일성을 극복해 우수한 균일도와 공정 반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보호막은 파우치셀에서도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100회 충·방전 후에도 81.5%의 용량 유지율, 55.34밀리볼트(mV)의 낮은 과전압, 99.1%의 쿨롱 효율(충전 용량 대비 방전 용량 비율) 등, 보호막이 없는 경우보다 수명이 2배 이상 향상됐다. 배터리를 9분 이내 완전 방전시키는 고출력 조건에서도 74.1%의 용량을 유지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 상용화 핵심 요소로서, 향후 전기차 (EV)·에너지저장장치 (ESS) 등 고에너지 저장장치에 폭넓은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연구를 두고 "고에너지밀도 리튬금속전지 구현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해법 중 하나로, 글로벌 이차전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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