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 최고기온이 40℃를 육박하는 때이른 폭염에 최대전력 수요가 연일 새로운 기록으로 갈아치우자, 기온이 가장 치솟는 '7말8초' 시기에 전력소비를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구와 광주 등지에서 노후아파트가 전력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정전되는 일이 발생한 데다, 2011년에 대정전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올해 폭염은 지난해보다 2주 빨리 찾아왔다. 지난 7일부터 9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5℃ 안팎을 기록하고 있고, 열대야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의 기온은 39℃를 넘어섰고, 서울도 지난 8일 올들어 가장 높은 37.8℃까지 찍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보니 전력수요도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지난 7일 93.3GW에 달했던 최고전력 수요는 8일 95.6GW로 갈아치웠다. 이는 7월 역대 최고기록이었던 2022년 7월 7일의 92.9GW를 한참 넘어서는 수치다.
통상 최대전력 수요는 가장 더운 시기인 '7말8초'에 최고조에 이른다. 2023년에는 7월 27일 87GW를 기록했고, 같은해 8월 7일 93.6GW를 기록했다. 또 2024년에는 7월 25일 90.2GW를 기록했고, 8월 13일 94.6GW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는 7월초부터 최대전력 수요가 95GW를 넘어섰다. 지금 추세로 폭염이 이어진다면 전통적으로 가장 더운 시기인 7월 하순에서 8월 초에 최대전력 수요는 과거의 통상 범위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기록한 최대전력 수요치 95.7GW는 199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95.7GW는 지난해 8월 평균 최대전력 87.7GW보다 8GW나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8월이 7월보다 최대전력 수요가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7월보다 8월에 기온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7월과 8월의 최대전력의 평균 소비량에서도 나타난다. 2023년에는 7월과 8월에 3.5GW 차이가 났고, 지난해는 7.2GW 차이가 났기 때문에 올해도 8월의 전력수요가 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거래소 수요예측팀 손흥구 박사는 "지난달 기상청이 발표한 기온 3개월 전망을 바탕으로 예측한 결과, 7월 4주차에 최대전력 수요가 96.8GW, 8월에 97.8GW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 추세로는 그 이상을 전망하고 있긴 하지만 더 정확한 것은 기상청의 10일 기온 전망이 나오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전력 수요를 기록한 8일 공급예비력도 9.4GW(예비율 10%)로 떨어졌다. 예비력은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값을 말한다.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된다. 현재까지 집계된 7월 예비력 평균은 예년보다 낮은 편이다. 2023년 같은 시기 예비력은 평균 16.3GW, 2024년에는 평균 17.2GW였지만 올해는 평균 13.7GW를 기록했다.
이처럼 폭염으로 전력사용은 급증하고 예비력이 떨어지면서 전력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발전기가 하나둘 정비를 끝내고 돌아올 예정이고, 모든 발전기로 예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예비전력이 9GW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처럼 블랙아웃이 발생할 정도로 수급이 어려워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한편 산업부는 오는 10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해 정확한 예비력 전망과 대응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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