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도 예산도 깎더니...美 텍사스 대홍수 참사에 트럼프 '뭇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9 10:10:55
  • -
  • +
  • 인쇄
▲美 텍사스 홍수로 침수된 주택들 (사진=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중부를 덮친 기록적 폭우로 111명이 숨지고 160명이 실종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재난 초기 대응과 기상예보 체계 붕괴에 대한 비판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번 텍사스 대홍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연휴기간에 발생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27명이 숨지는 등 피해를 더 키웠다. 당시 텍사스주 커 카운티 지역에 집중됐던 폭우로 샌 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강이 범람하면서 대홍수가 발생했는데 이 강 인근에서 열렸던 청소년 캠프 참가자 750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850명가량 구조됐지만 어린이 5명과 인솔자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플래시플러드 앨리(Flash Flood Alley)'로 불릴 만큼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는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우가 시작된 후 강수량은 90분 사이 0.9m에서 10m까지 상승했고, 비탈진 석회암 지형과 얇은 토양층이 배수를 막으며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은 사건 전날부터 광역 홍수주의보를 내렸고, 실제 사태가 발생했던 당일인 4일 오전 4시에 "위험한 상황"이라는 경보가 발령됐다. 다만 일부 지역엔 경보시스템 자체가 없었고, 문자 알림도 늦게 도착하거나 수신되지 않았다.

경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는 현장 기상청 인력 공백 때문으로 지목됐다. 해당 지역인 산안젤로 사무소는 수석수문학자와 예보관, 책임자가 모두 공석이었고, 인근 샌안토니오 사무소 역시 경보조정관과 과학 책임자 자리가 비어있었다. 모두 플래시플러드 대응 핵심인력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원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감축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연방 공무원 감축 기조에 따라 조기 퇴직을 유도했고, 기상청은 최근 수년간 약 600명을 감축하며 조직 규모가 4000명 이하로 줄었다. 이로 인해 야간사무소 운영이 중단되거나 관측기구 발사가 줄어드는 등 예보 정확도가 저하됐다. 또한 지역 응급관리 당국과의 사전 협업과 위기 대응 대비 훈련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홍수를 "100년에 한번 있을 재난"이라고 표현하며, 구조 지연이나 인력 감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재난경보는 적시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상청 구조 축소가 피해를 키웠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상무부 감찰관에게 공식 감사를 요청했다. 일각에선 커카운티가 예산 문제로 플래시플러드 경보 시스템을 포기한 점도 함께 지적된다.

백악관은 5일 텍사스에 대한 연방 재난 지원을 승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예보 실패가 아닌 대응 실패였다"며 구조 체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대홍수가 발생할 당시 트럼프는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