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Q 역대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4 17:29:04
  • -
  • +
  • 인쇄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디올뉴 넥쏘'와 전기차 '아이오닉6'(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마음놓고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수출용 자동차에 부과된 25% 관세 여파가 올 2분기부터 반영되면서 이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44조40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p) 오른 79.8%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로 영업이익도 3조 6336억원으로 같은 기간 2.1% 늘었다.

현대차의 1분기 호실적 배경에는 미국 수요 증가가 있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1120대의 차량을 팔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 0.6% 줄었지만, 미국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24만2729대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부과한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에 앞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로 가격이 인상되기전에 자동차를 구매한 효과가 1분기 실적으로 반영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기차(EV) 판매 확대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이 38.4% 증가해 21만2426대를 기록했다. 특히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한 13만7075대가 판매됐다.

또 원화 약세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올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높아진 덕분에 현대차는 601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얻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 1분기 매출액은 매크로(거시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글로벌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판매량 증가와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 등을 바탕으로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2분기 실적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약 101만대로 미국 전체 판매량의 57%에 달했다. 그만큼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관세 리스크 영향을 줄이기 위해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생산공장의 총생산 규모를 12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등 해외 생산 거점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또 오는 6월 2일까지 현대차 모델 라인업의 평균판매가를 동결해 현지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관세 영향 우려로 미국 시장에서 가수요가 발생해 1분기 호실적을 봤던 만큼, 2분기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이승조 부사장은 2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달 말까지 완성차를 최대한 선적해 3.1개월 수준의 미국 내 재고를 비축했고, 자동차 부품 재고는 더 많이 확보했다"며 "해당 재고로 관세 영향을 일정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코로나19 유행,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불구하고 개선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수익성 극대화, 체질 개선을 달성한 전례를 갖고 있다"며 "관세 영향도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 경영환경 분석 등을 통해 손익을 만회하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2035년 NDC 61.2% 정해야...산업 경쟁력 강화할 기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61.2%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5일 국회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은 성명을 통해 "20

환경부 '낙동강 녹조' 독성조사 착수...공기중 조류독소도 조사

환경부가 환경단체와 함께 낙동강 녹조 조사에 착수한다.환경부는 15일 오후부터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에 대한 조류

국립공원 개구리 산란시기 18일 빨라졌다...기후변화 뚜렷한 징후

국내 서식하는 개구리들이 기후변화로 산란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확인됐다.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내 산림과 무인도서에서 장기간 생

호주 시드니 3°C 오르면..."온열질환 사망자 450% 급증할 것"

지구 평균기온이 3℃ 상승하면 호주 시드니에서만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450%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기후청과 기후변화

美 온실가스 배출량 '깜깜이 국가' 되나...기업 의무보고 없앤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형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정책의 핵심자료였던 배출 데이터가 사라질 경

단비에 강릉 저수율 16.3%로 상승...아직 '가뭄의 끝' 아니다

이틀간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 하지만 가뭄이 해갈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15일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