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기온이 3℃까지 올라가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던 북유럽 국가 핀란드가 올 1월 기온이 영하 37℃까지 내려가는 극한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 지역의 아침기온은 영하 37℃까지 떨어졌다. 핀란드는 원래 겨울에 강추위로 유명하지만, 가장 추운 북부지역도 평년 1월의 기온이 영하 1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한파다.
이 한파의 영향으로 라플란드에 있는 키틸래공항의 항공기들이 얼어붙으면서 항공편이 모조리 취소됐다. 키틸래공항은 스키여행이나 오로라 관광을 위해 라플란드를 찾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이날 항공편 취소로 수천명의 발이 묶였다. 핀란드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은 오는 12일에도 기온이 영하 40℃까지 떨어진다.
한파가 덮친 곳은 핀란드뿐만이 아니다. 독일도 지난 9일 폭설이 내려 북부지역의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고, 이 혼란한 상태는 11일까지 이어졌다. 또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12일 모든 학교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지난 9일 강풍과 눈·비를 동반한 겨울폭풍으로 인해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특히 정전 피해가 집중돼 낮 12시 기준으로 약 32만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또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지역에서 5만7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을 북극 상공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의 약화로 추정했다. 제트기류는 북반구 중위도를 둘러싸고 강하게 흐르는 서풍대로, 북극 성층권 고기압, 영하 20℃ 이하의 찬 공기를 가둔다. 그런데 온난화로 북극이 중위도보다 빠르게 가열되면 두 지역의 기압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느슨해지고, 큰 폭으로 사행하게 된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극단적인 한파 현상이 발생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적도 쪽 따뜻한 공기가 올라오면서 이상고온이 나타난다.
문제는 늘어진 제트기류의 모양이 매해 달라지면서 날씨도 극단적으로 불규칙해진다는 점이다. 핀란드가 지난해 1월 기온이 영상 3℃까지 오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가 올해 영하 37℃까지 뚝 떨어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지난 2024년 1월에는 영하 43℃까지 떨어지는 괴물한파가 닥치기도 했다. 최근 3년만 놓고봐도 매년 겨울기온이 40℃나 널뛴 셈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제임스 오버랜드 박사는 지난해 9월 논문을 통해 "북극의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북반구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 이전에 없던 추위나 더위를 경험하고 있다"며 "단순히 더 춥고, 더워지는 문제가 아니라 기후에 맞춰져 있던 전지구의 시스템과 인류 생존이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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