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구 89% "정부의 더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필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3 17:52:11
  • -
  • +
  • 인쇄

전세계 인구의 무려 89%가 더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다수가 자신은 소수에 속한다는 착각으로 인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125개국 13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는 자국 정부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기후대응을 위해 매달 가계 소득의 1%를 기부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50% 이상의 시민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른 시민들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43%로 나왔다. 그리스와 가봉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인식과 현실의 차이가 최대 40%p에 달했다.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호주 등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77%를 차지하는 G20 회원국도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25개국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96%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오염국인 중국 응답자의 97%가 정부가 기후대응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고, 5명 중 4명은 소득의 1%를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브라질, 포르투갈, 스리랑카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오염 국가인 미국은 응답자 74%가 더 많은 기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하면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또 절반에 가까운 48%는 소득의 1%를 기부할 의향이 있었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러시아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2024년 진행된 시민기후투표(People's Climate Vote)에서도 투표자 80%가 자국의 기후행동이 더 진전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연구팀은 정치인들이 이러한 국민인식을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의원들이 육상 풍력 발전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과소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의회 직원의 거의 80%가 탄소배출량 제한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50%p 이상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찬성 견해가 실제로 대다수라는 사실을 알리면 사회적 전환점이 마련되고 지도자들이 시급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중은 본능적으로 다수의 의견에 이끌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생각되면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앤서니 라이세로위츠 미국 예일대학 교수는 "가장 강력한 기후소통 방식 중 하나는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인간의 탓이며, 심각한 문제이고, 우선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시아 프란츠 미국 오벌린칼리지 교수는 "현재 사람들은 속으로만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우리는 침묵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소속 캐시 플린은 "사람들은 우리가 기후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세계 지도자들이 과감하게 나서기를 바란다. 지도자들은 이번 데이터를 기후위기에 맞서라는 강력한 호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날씨] 경상권에 '강한 비'...습기 높아 35℃ 후텁지근

월요일인 4일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남쪽지역은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특히 4일은 경상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