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협약' 마련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합의 없이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추가 협상은 내년 6~7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3일 환경부는 정례브리핑에서 "부산에서 진행한 5차 INC를 계승해 'INC 5.2'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추가 개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경우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가 있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추가 협상 시기는 내년 6~7월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할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맺기 위해 2년간 이어왔던 노력은 결국 부산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많은 국가들이 플라스틱 감축에 대해 동의를 표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 감축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추가 협상에서 5차 INC 개최국으로서 '양 극단'의 주장을 펼치는 국가들을 잘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국제협약이 태동하려면 만장일치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양 극단의 입장들을 설득하는 게 상당히 중요"라며 "5차 협상 개최국으로서 책임감 있게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란 방향성은 유지하되, 그에 따른 조치는 국가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플라스틱 생산·소비·처리 전 과정에 대해 각국이 할 수 있는 방안대로 노력하자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생산 자체를 줄일 수 잇는 나라는 줄이고, 그게 어려운 나라에선 다른 방식을 선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국내에서 생산하는 1.25ℓ 페트병 안에는 재생원료가 함유돼있는데,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면 플라스틱 생산 수요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INC-5 개최국을 맡은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에 실망을 표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박민혜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협약 성안을 위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는 멕시코와 파나마의 제안에는 동참하지 않았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해서는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협상이 보여준 것은 기존의 협상 방식으로는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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