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플라스틱 협약 '반쪽짜리' 그치나?...예비초안 내용보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1 18:54:16
  • -
  • +
  • 인쇄
▲1일 오후 5번째 예비초안 공개 이후 세계소각대안연합(GAIA)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newstree

협상 종료일을 반나절 남겨놓고 공개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예비초안 내용이 핵심쟁점인 '생산감축' 등에 대한 내용이 더 느슨해져 있어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협약이 '반쪽자리' 성안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오후 1시에 공개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안건이 되는 '법률초안'의 초안 격인 비공식 제안문 '논페이퍼'(non-paper)에는 '플라스틱 생산감축'에 대해 협약 체결 이후 협약 당사국들이 개최하는 첫 당사국총회 때 전세계 목표를 설정하는 방안 또는 협약에서 생산제한 조항을 아예 제외하는 방안 등 2가지 선택지가 제시되고 있다.

이 제안문은 5번째 업데이트한 내용으로, 4번째보다 조항이 더 퇴보되면서 플라스틱 오염피해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례로 생산제한을 포함하는 방식에서도 플라스틱 생애 전주기를 다루는 부분은 괄호로 남겨놨다는 것이다. 또 협약의 목표도 '플라스틱 오염종식'에서 한걸음 물러나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으로 낮췄다. 또 플라스틱을 '감축'할지, '(현 상태로) 유지'할지, '관리'할지 등도 선택의 여지를 두고 있다. 

이같은 제안문에 세계소각대안연합(GAIA)를 비롯한 오염피해국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공동의 목표가 아닌 국가별 자발적 목표는 의미가 없다"며 "법적구속력 있는 협약의 취지가 무색하다"고 지적했다. 벼리만 있고 그물눈은 없는 격이라는 것이다.

제안문에는 유해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조항도 완전히 사라졌다. 알레한드라 파라 GAIA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의 폐기물 및 플라스틱 제로 고문은 "새로운 제안문은 유해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조항을 완전히 뺐다"며 "이제는 플라스틱 오염물질로부터 우리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에너지회수도 폐기물관리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있다. 에너지회수는 플라스틱을 소각해 지역난방 등을 위한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소각과정에서 유해물질 누출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4번째 제안문에서는 괄호가 쳐져있었다.

예비초안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INC-5 전체회의가 이날 오후 7시30분에 갑작스럽게 잡혔다. 예비초안에 괄호로 비워져 있는 내용은 당사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추가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개최국으로서 막판 협상타결을 위해 전체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염피해국들이 느슨해진 예비초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최종 합의는 협상종료 시점을 훌쩍 넘겨 타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부산=이재은 기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모잠비크 가스전에 5.6억달러 투자?...가스공사 소송 당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MZ세대 소액주주 3명이 한국가스공사(KOGAS)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에 대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한국

삼성물산, 건설현장 보호망 재활용 굿즈 'iF 디자인상' 수상

삼성물산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재활용한 굿즈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삼성물산 건설부문 세

상장사 42.2% "계약·거래시 ESG평가 활용한다"

상장사 42.2%는 계약이나 거래시 상대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결과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상장된 대&middo

현대제철,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 '첫발'

현대제철이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현대제철은 "지난해말 튀르키예 완성차업체인 포드 오토산(Ford Otosan)과 함께 탄소저감

빗썸, 임직원 대상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금지' 교육 실시

빗썸이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8차례에 걸쳐 전 임직원 대상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행위 금지 교육을 진행했다고 5일 밝

두나무 '내부단속' 나섰다...'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했다고 4일 밝혔다.CP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공정거

기후/환경

+

2년전 약속 '헌신짝'...美트럼프 '손실 및 피해' 기후기금도 손절

해외원조를 하나씩 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침내 개발도상국이 입은 기후피해를 선진국이 배상하기로 합의한 '손실 및 피해기금 협정'에

바나나도 오를까...기후변화로 2080년 생산량 60% 급감

초콜릿, 팜유 등에 이어 바나나 생산력마저 기후변화로 급감하고 있다.6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 댄 베버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2080

변온동물 '양서류' 폭염에 말라간다..."2℃ 오르면 국지적 멸종"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폭염에 양서류들이 말라죽고 있다.5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의 패트리스 포티에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전세계

전세계 힘 합치니 '오존층' 구멍 메워져...탄소감축도 가능?

전세계가 수십년동안 프레온가스 줄이기를 실천한 결과 오존층이 상당부분 회복됐고, 앞으로 10년 후 완벽하게 복구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美 나비 개체수 20년간 22% '뚝'...곤충감소는 식량공급 '위험신호'

미국에서 나비 개체수가 불과 20년만에 22% 줄었다. 6일(현지시간) 엘리자 그램스 미국 빙엄턴대학 생물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미국 7만6000곳에 서식하는

일본 대형산불 "기후변화가 원인"...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부채질

최근 일본 혼슈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지난달 26일 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