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습지에 저장된 탄소의 양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측정장치로 사용된 것이 '티백'이다.
2일(현지시간) 스위스의 산림·눈·환경연구소 WSL 소속 이카 두키치 박사가 이끈 국제연구팀은 28개국 180개 습지에 녹차와 루이보스차 1만9000봉지를 묻어 습지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티백'이 특이한 도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후, 서식지 및 토양 유형이 습지의 탄소 분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입증된 방법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지만 '티백'이 이처럼 대규모 장기적인 연구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각 장소에서 약 15cm 깊이에 40~80개의 티백을 묻고 3년에 걸쳐 다양한 시간 간격으로 이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티백에 남은 유기물 질량을 측정해 습지의 탄소보존량을 평가했다. 사용된 티백 종류는 녹차와 루이보스 두 가지다.
녹차에 함유된 유기물은 쉽게 분해되는 반면 루이보스는 더 느리게 분해되므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 결과, 습지의 탄소저장량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면 유기물의 부패량이 늘어나 토양 내 탄소보존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해되기 어려운 루이보스차의 경우, 묻힌 장소와 상관없이 온도가 높을수록 항상 더 많은 부패가 일어났다. 분해에 오래 걸리는 탄소 유형이 고온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녹차 티백은 습지 종류에 따라 부패 속도가 달라졌다. 담수 습지에서는 부패 속도가 빨랐지만, 맹그로브와 해초 습지에서는 느렸다.
티백의 질량이 가장 많이 남은 습지 유형은 담수와 조수 습지로, 이는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두키치 박사는 "수생, 습지, 해양 및 지상생태계에 공통적인 지표를 적용하면 어떤 환경이 다른 환경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정보를 이용해 이러한 지역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산림을 포함한 육지 탄소흡수원도 연구해 글로벌 예측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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