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습설'이 내리면서 무거운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지붕이 무너지고,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습설은 일반 눈보다 3배 더 무겁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틀째 이어지는 폭설에 전국 곳곳에서 대설특보가 내려졌다. 지금까지 내린 눈의 양은 최대 40㎝에 이른다. 지난 27일 0시부터 28일 4시까지 누적 적설량 상위 5개 지역은 광주 43.7㎝, 군포 41.3㎝, 의왕 39.3㎝, 평택 37.1㎝, 수원 37㎝ 등이다. 서울은 관악구 40.2㎝, 성북구 27.1㎝ 등이다.
이날 출근길 전철 운행도 차질이 빚어졌다. 2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 현재 대설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대설에 대응해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을 1호선 6회, 경의중앙선 2회, 경춘선 1회, 경강선 1회 등 총 10회 추가 운행할 방침이다.
서울 곳곳 차로에서도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오전 7시 기준 와룡공원로,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서달로, 흑석로 등 6곳이다.
광진구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동의초등학교에서부터 아차산 생태공원까지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동작구에서는 흑석로(중앙대 정문→후문)가, 종로구에선 감사원길(감사원→우정의공원)과 북악산길(자하문삼거리→북악골프장)이 양방향 전면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내는 폭설로 인한 사고가 이틀동안 63건이나 발생했다. 무거운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가로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가 48건이었고, 눈길 교통사고 10건, 공사장 붕괴사고 1건, 정전 4건 등이다.
서울시는 전날 오전 7시부터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 함께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하고 인력 1만1106명, 장비 1936대를 동원해 제설제 살포, 도로에 쌓인 눈 밀어내기 등 강설에 대응하고 있다.
인천지역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적설량이 중구 25㎝, 부평구 24.6㎝, 연수구 23.4㎝ 등으로 집계됐다.
인천시는 인력 275명과 장비 201대를 투입해 염화칼슘 3819t을 도로에 뿌리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통행량이 적은 도로는 쌓인 눈이 녹지 않으면서 출근길 정체가 심했다.
소방 당국에는 가로수 전도 67건, 구조물(전선) 낙하 20건, 차량 미끄러짐 11건 등 모두 103건의 피해가 접수돼 안전조치를 마쳤다. 이날 오전 0시께 미추홀구 셀프세차장 지붕과 계양구 아파트의 주차장 출입구 지붕이 무너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리진 가운데 인천과 백령도, 연평도 등 섬 지역을 잇는 13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경기도에는 폭설이 집중되며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지난 27일 오후 7시 26분에는 평택의 골프연습장에서 제설작업 중 상부 철제 그물이 붕괴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전 8시 40분경에는 양평의 농가 내 천막형 차고에서 제설 중 붕괴가 일어나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8일 오전 3시 25분경에는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의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면서 이재민 1명이 발생했다. 양평 양서면에서는 1125가구에 정전이 일어났다. 의왕시 백운로, 문화예술로 등은 전날부터 차량 통행이 제한됐으며 이날 오전 11시경 통제가 풀릴 예정이다.
기상청은 서해상 눈구름의 영향으로 28일 밤까지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남부 5~10㎝, 많은 곳은 15㎝이며, 북부는 1~5㎝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관내 모든 학교에 교장 재량하의 휴업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유·초·중·고등학교 등 4700여곳은 학교, 지역 특성에 따라 휴업이나 등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62곳에 대한 출입은 통제됐고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3편이 결항했다. 미시령 옛길인 군도 8호선 델피노 입구∼미시령 정상 6.6㎞ 구간도 무기한 전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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