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으로 2050년에 이르면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세계 물경제위원회(GCEW)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 이르면 전세계적으로 물 수요가 공급을 40% 앞지르면서 물 수급난이 발생하고, 이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2050년쯤 전세계 재배면적의 절반이 강수량이나 물 공급이 불안정한 지대가 된다고 분석했다.
지금도 전세계 인구 80억명 가운데 20억명 이상이 식수난을 겪고 있고, 36억명은 위생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깨끗한 물이 비싸기 때문에 물을 얻으려면 농작물을 내다 팔아야 하는데, 농업용수로 쓰는 더러운 물조차 부족해지면서 농업생산량이 감소해 물 수급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식량생산 감소로 2050년에 이르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하위 50% 국가들은 GDP가 최대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자원이 부족해지는 현상은 기후위기 탓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전세계 평균기온이 1℃ 오를 때마다 대기중 수분이 7% 늘어나는데, 수증기는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특정지역에서는 가뭄을 부추기거나, 특정지역에 한꺼번에 비를 쏟아부으면서 식생이 물을 다 흡수하기도 전에 바다로 유실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불에 취약해지고 식생들이 증산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물순환이 원활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보고서는 제도적 요인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7000억달러(약 958조3210억원)의 농업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용처가 불분명하거나 사후관리가 미흡해 오히려 물 낭비를 부추기는 쪽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산업용 폐수의 80%는 재활용되지 않고 그대로 버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규제도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요한 로스트롬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소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의 가장 첫번째 희생양은 '물'이고, 그 영향은 가뭄과 홍수로 나타난다"며 "이는 지구라는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위험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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