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동해 특산물 옛말되나?...수온상승에 어획량 급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4 10:48:18
  • -
  • +
  • 인쇄
▲해풍에 몸 말리는 오징어 (사진=연합뉴스)

동해의 수온이 전세계 평균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상승하면서 명태는 씨가 마르고 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13일 발간한 '2024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3년 56년간 전지구 표층 수온이 0.7℃ 오르는 사이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2배에 달하는 1.44℃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해는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의 3배가량인 1.9℃나 올랐다.

최근 기후위기로 북태평양 고기압을 비롯한 대규모 기단들이 한반도 주변에 열을 가둬놓고, 저위도에서부터 더 많은 양의 따뜻한 해류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인근 해수 온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6년간 서해도 1.27℃, 남해도 1.15℃ 오른 상황이다.

이 가운데 동해의 수온 상승이 폐쇄적인 해역인 서해의 1.5배나 될 정도로 유독 두드러진 이유는 찬물과 따뜻한 물의 경계선이 점점 북쪽으로 이동한 탓이라는 게 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동해에서는 과거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명태의 씨가 마르고 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했다.

명태는 연간 어획량이 1980년대에는 10만톤이 넘었지만, 지난 2007년 이후 1∼2톤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해졌다가 2019년부터 어획이 전면 금지돼 러시아산에 의존한다. 해양수산부가 2014년부터 고갈된 명태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부화해 키운 어린 명태를 바다에 푸는 '명태 살리기 사업'을 하고 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오징어는 2000년대에는 연평균 20만톤 정도 잡히다가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인 2만3000톤까지 줄어 '금징어'라고 불릴 만큼 가격이 급등했다. 동해 수온 상승으로 어군이 형성되지 않고 개체 분포가 넓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온 상승은 명태와 오징어 뿐 아니라 우리나라 어장 지도 자체를 뒤바꾸고 있다. 수과원 보고서는 2010년대부터 살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고, 멸치와 고등어도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라는 분석이다. 반면 주요 난류성 어종인 방어, 전갱이, 삼치는 지난 40년간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또 수과원에 따르면 제주 연안에서 수온 상승에 따라 아열대성 어종의 종수, 개체수, 밀도 모두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제주도 내 수산물 시장에서 아열대 어종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서해에서는 수온 상승으로 꽃게가 살기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꽃게 어획량도 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바다는 2100년까지 수온이 1∼4℃ 상승할 것으로 예측돼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수과원이 표층 수온을 관측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우리나라 해역의 연평균 수온이 가장 높은 해였고, 올해도 지난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수과원의 관측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