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식혀줄 라니냐 다가오지만..."길어야 6개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9 12:22:46
  • -
  • +
  • 인쇄
각국 기상당국 연내 라니냐 전환 전망
오는 3월 종료예상..."영향 제한적일 것"
▲태풍 야기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한 미얀마 (사진=EPA/연합뉴스)


라니냐 도래로 지구온난화 추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라니냐 지속기간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쳐 냉각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호주 기상청은 "각국 기상당국이 예측한대로 수개월 내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발생하더라도 효과가 미약하고, 지속기간이 짧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호주 기상청 자체 기후분석 모델에 따르면 올들어 해수온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라니냐가 아예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결과도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 11월 이전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각각 60%, 71%로 점쳤다. 호주 기상청은 이처럼 라니냐가 발생하더라도 지속기간은 내년 3월까지로, 길어야 6개월에 그친다는 전망이다. 통상 라니냐가 9~12개월 유지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예년의 절반 길이에 불과한 것이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예년보다 0.5℃가량 낮게 유지되면 그 첫달을 라니냐의 시작으로 본다. 통상 라니냐 시기에는 전세계 평균기온이 0.2℃가량 감소하면서 온난화를 일정 부분 억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엘니뇨 여파로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12개월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1.64℃ 높을 정도로 역대급으로 높은 기온이 어느 정도 냉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호주 기상청은 "열대 태평양의 온도조건이 맞춰져 라니냐로 전환된다고 해서 기후패턴이 라니냐 시기의 양상과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라니냐로 인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준이 되는 열대 태평양 해역과 달리 전세계 평균 해수온도는 엘니뇨가 종료된 지난 4월 이후로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전세계 월평균 해수온도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봤을 때 라니냐로 발생하는 이상기후 피해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니냐 시기에는 호주, 동남아시아, 남미 북부 지역의 강수량이 많아지고, 미국 남동부 지역에선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면서 특히 농작물 생산량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만, 이번 라니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상예측 자체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들어 라니냐가 발생한다면 지난 2020년부터 총 4번 발생하게 되는 것인데, 그간 라니냐는 3~7년 터울로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제한적이나마 라니냐의 냉각효과에도 불구하고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에 이어 최고기록을 연달아 경신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소멸한 해수면 온도는 지속해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라니냐로 인한 냉각이 발생하더라도 온난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