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섞여있는 미네랄을 천연시멘트처럼 굳힐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해수면 상승이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안 침식을 막을 수 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산호 등 바닷물에 용해된 미네랄로 껍질을 만드는 해양생물에서 영감을 얻어, 해안 모래알갱이 사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바닷물 미네랄을 천연시멘트처럼 단단히 굳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때 사용한 전류는 2~3볼트로 매우 약하지만, 이 전류를 물에 흘려보내면 바닷물에 녹아있던 이온과 미네랄 일부가 고체 탄산칼슘으로 바뀌게 된다. 이 탄산칼슘은 모래가 있는 곳에서 형성되면 모래 입자를 단단하게 묶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 실험에서 약한 전류가 모래를 바위처럼 단단하게 변형시켰다. 이는 모든 유형의 모래에서 동일한 결과를 낳았다. 또 생성된 광물은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높아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여기서 전압을 약간 더 높여 4볼트의 전류를 가하면 수산화마그네슘과 다양한 석재에서 발견되는 광물인 하이드로마그네사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단단하게 굳힌 모래를 되돌릴 방법도 있다. 전기가 바닷물의 pH를 높여 미네랄을 굳히는 원리인데, 전기의 양극을 음극으로 바꾸면 반대로 pH를 감소시켜 미네랄을 용해시킨다.
비용은 입방미터당 3~6달러에 불과하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시멘트를 모래에 주입하는 방법은 동일한 단위 부피당 최대 70달러의 비용이 든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침식을 적은 비용으로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되는 전류 세기가 매우 약해서 해양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해안지역에 살고 있는 가운데, 해안 침식은 기반시설을 무너뜨리고 토지를 유실시켜 연간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해변의 약 26%가 바다에 침식된다.
현재 이 침식을 완화하는 방안으로는 방파제 등 보호 구조물을 건설하거나 땅에 시멘트를 주입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비용이 높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다. 방파제 역시 침식되는 데다, 시멘트를 땅에 주입할 경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 노스웨스턴대학 박사는 "연구의 목표는 보호 구조물을 건설하거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해양 기질을 시멘트처럼 만들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며 "해양 토양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해 바닷물에 용해된 미네랄을 천연시멘트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리아 박사는 개발한 기술로 철근 콘크리트 등 구조물을 보수하거나 해저·토양·모래언덕 등을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기술의 응용 분야는 셀 수 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실험실 외부와 해변에서 기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Nature Portfolio)가 발행하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and the Environ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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