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까지 유럽 온열질환 사망자가 3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는 유럽 도시 854곳의 데이터를 모델링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부 유럽 국가와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통상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온열질환 사망자보다 더 많다. 그러나 지구기온이 3~4℃ 오를 경우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3도 상승하면 사망자가 연간 12만9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의 온열질환 사망자는 4만4000명이다.
또 연구팀은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로 유지해도 추위와 더위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현재 40만7000명에서 2100년 45만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85세 이상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유럽은 전세계에서 비교적 기후가 시원한 대륙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의 국가들은 이미 유럽보다 높은 기온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여름철 공중보건 시스템에 전례없는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가르시아-레온 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 연구원은 "기후가 따뜻해지고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기후적응 지원을 실업률, 빈곤, 구조적 경제변화, 이민, 인구 고령화가 심한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지역들이 열사병을 비롯한 기후피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MRC 환경보건센터의 역학자 게리 콘스탄티누디스는 이번 연구가 질이 높고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온과 관련된 사망을 예측하는 일은 복잡하고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콘스탄티누디스 박사는 "이번 분석은 2000~2019년 사이 기온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 일정하다고 가정한 이전 연구에 근거한 것"이라면서도 "다른 연구들은 의료 개선, 인프라 변화 등의 요인으로 사망률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향후 기온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엘리사 갈로 IS글로벌 환경역학자는 "상승하는 기온에 적응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싶다면 온실가스를 감축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란셋 공공보건'(Lancet Public Healt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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