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까마귀 등 도심 조류에 항생제 내성균 '드글드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4 15:57:12
  • -
  • +
  • 인쇄

도시에 서식하는 야생 조류들이 항생제 내성균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새뮤얼 셰퍼드 이네오스 옥스퍼드항균연구소 교수연구팀은 도시에 서식하는 야생조류 30종의 배설물 샘플 700개에서 발견된 박테리아 유전체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조사대상 국가는 캐나다, 핀란드,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일본, 스웨덴, 영국, 미국 8개국이다.

항생제 내성(AMR)은 주로 항생제 등 약물을 과도하게 사용해 발생하며 중대한 보건문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 2019년 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에 발생한 약 495만건의 사망이 박테리아성 AMR과 관련이 있으며, 이 중 127만건은 항생제 내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연구진은 도시 환경에서 발견되는 야생조류가 다양한 약물에 대한 내성을 지닌 박테리아의 저장소라고 밝혔다. 더욱이 조류는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며 균을 퍼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조류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흔하지만 인간에게는 위장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조류가 인간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조류보다 훨씬 더 많은 C.제주니 균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도시에 서식하는 종에서 발견된 균주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약 3배나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야생조류가 다양한 방법으로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가령 갈매기와 까마귀는 매립지에서, 오리와 거위는 폐수로 오염된 강이나 호수에서 내성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셰퍼드 교수는 야생조류가 인간이 섭취하는 가금류 등에 내성균을 전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다나 기포드 박사는 "도시 조류에서 인간으로의 직접 전염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가금류에서 인간으로의 전염은 분명히 기록돼있다"며 "농경지가 개발되고 도시 조류와 가금류 사이의 접촉이 증가하면 먹이사슬을 통한 간접적인 전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국 생태수문학센터의 앤드류 싱어 박사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새들이 병원균과 AMR이 풍부한 매립지, 폐수처리장, 동물의 배설물 더미에 모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처리되지 않은 하수를 강으로 배출하는 관행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날씨] 경상권에 '강한 비'...습기 높아 35℃ 후텁지근

월요일인 4일은 서울과 수도권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남쪽지역은 여전히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특히 4일은 경상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