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폭염으로 산불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10년동안 발생할 온실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발표된 '2023-2024년 산불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20억톤의 이산화탄소(CO2)가 대기중으로 배출됐다. 이는 전세계 총 배출량의 약 4분의1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캐나다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발생한 산불로 배출된 온실가스는 총 86억톤으로, 이는 미국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인 48억톤보다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캐나다 산불은 가장 최악이었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도 극심한 가뭄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하와이와 텍사스에서는 산불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 산불이 900㎢를 태우며 가장 큰 산불로 기록됐다.
세계자원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 산불로 소실된 산림은 약 1200만헥타르에 달했다. 이는 2016년 피해면적보다 25% 더 넓으며, 니카라과 국토면적과 비슷하다. 2001년~2023년 사이에 산불로 잿더미가 돼버린 면적은 매년 약 5.4%씩 늘었다. 크로아티아 면적과 맞먹는 약 600만 헥타르의 산림이 매년 산불로 사라졌다.
산불은 앞으로 더 잦아질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갈수록 더 증가하면서 가뭄과 폭염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도 더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금 태어나는 캐나다인들은 평생 지난해 비슷한 규모의 산불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194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이러한 산불을 볼 확률은 10%"라고 밝혔다.
전례없는 가뭄이 닥치면서 습지와 열대우림조차도 산불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야생동물 서식지인 브라질의 판타날 습지는 지난 6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황폐해졌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캐나다에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아졌으며, 아마존 서부는 20배, 그리스는 2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캐나다 산불로 인한 건강 피해도 앞으로 수십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들은 산불을 방지하려면 토지관리와 경보시스템 개선도 필요하지만 가장 큰 우선순위는 온실가스 감축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매튜 존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틴달기후변화연구센터 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산불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인명 및 환경피해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과학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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