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나무가 시골의 나무보다 곤충 피해가 훨씬 적은 이유가 밝혀졌다. 바로 밤새 가로등을 켜두면 잎이 너무 질겨져 곤충이 먹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5일(현지시간) 솽장(Shuang Zhang) 박사가 이끈 중국 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은 베이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인 회화나무와 물푸레나무 2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간 인공조명을 받은 나무는 곤충들이 갉아먹지 못할 정도로 잎이 질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밤새 가로등이 켜지는 주요 도로 30곳에서 표본을 추출하고, 각 장소에서 가로등의 조도(빛의 양)를 측정한 다음 잎의 크기, 강인성, 수분 함량, 영양소, 화학적 방어 수준 등을 검사했다. 검사한 나뭇잎은 약 5500장에 달했다.
그 결과 인공조명이 밝을수록 나뭇잎이 더 질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 빛이 가장 밝은 구역의 잎에서는 곤충이 갉아먹은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인공조명이 밀집한 지역의 식물은 잎이 질기고 타닌과 같은 방어용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공 조명에 노출된 나무가 광합성 시간을 늘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 박사는 "나무의 잎이 깨끗하면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생태계에는 나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초식성 곤충이 줄면 포식성 곤충과 곤충을 먹는 새가 줄어들 수 있고, 곤충의 감소는 최근 수십 년동안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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