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030년 이후 한반도의 여름철 온도는 폭염이 일상화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연구팀은 미국 유타주립대(USU) 시몬 왕(Simon Wang)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2030년대 이후 한반도 여름철 평균온도의 추세가 자연 기후변동성을 넘어서면서, 한반도 여름철 온도는 평년보다 훨씬 더운 즉 폭염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구 평균기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언제부터 일상화된 폭염을 맞닥뜨리게 될까?'에 대해 한미 국제공동연구팀이 '출현시점'(Time of Emergence, TOE) 기법을 활용해 한반도 여름철 기온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출현 시점'은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자연적인 기후변동성을 넘어서는 시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시점을 넘어가면 기후가 과거의 평균을 벗어나 새로운 일상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팀은 '제6차 기후모델 미래전망 데이터(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6.; CMIP6)'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반도는 2030년 이후 '뉴노멀'에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여름철 기온에 대한 장기 전망에 따르면, 7월과 8월의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40%와 50%로 전망됐으며, 반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로 예측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 여름철 기온이 새로운 일상에 도달한다면 한반도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0%에 가까워질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미리 전망하고 기후위기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반도 여름철 기온은 여전히 자연변동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2030년대 이후부터는 여름철 기온이 항상 지금까지의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온이 새로운 일상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팀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실현돼 기후변화 완화 노력이 고려된 미래 시나리오(SSP2-4.5)에서는 새로운 일상에 도달하는 시점이 2040년대 중반 이후로 전망되며, 다양한 방법론에 따라 새로운 일상에 도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윤진호 교수는 "우리 연구의 출현 시점은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 변화가 현재 상태를 벗어나는 미래 시점을 제공한다"며 "이러한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온실가스 저감 등 한반도에 닥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의 1저자인 류지훈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한반도 여름철 기온이 새로운 일상에 도달하는 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미래 기후위기를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rain Pool)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기상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 '기후변화(Climatic Change)' 6월 2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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