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등 전세계 산호초에서 대규모 백화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같은 문제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농업식량안보부 어업국은 지난 4∼6월 진행된 연구를 토대로 자국 해양 공원 산호초의 50% 이상이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어업국은 "백화현상이 80% 이상 진행될 경우 산호초 보호를 위해 (해당 해역에) 일시 접근 금지 조처 등을 할 수 있다"며 산호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활동과 연관된 여행객 수를 제한하라고 여행 당국에 촉구했다.
어업국은 이와 함께 연구원,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산호 백화현상 대응 위원회'도 설립해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인근 태국에서는 산호초 백화현상과 관련해 오는 30일부터 피피섬 국립공원 내 일부 해역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타이PBS가 이날 보도했다.
유타퐁 둠시숙 국립공원 국장은 해당 해역 산호초 거의 100%가 백화현상에 노출됐으며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며 "관광 활동이 백화현상을 악화할 수 있기에 해당 해역에 대한 관광객 접근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태국은 앞서 남부 푸껫 쁠링섬 등 시리낫 국립공원 산호초 지역도 같은 이유로 폐쇄했으며 꼬창, 꼬사멧, 꼬란타 등 다른 국립공원 산호초 상태도 관찰 중이다.
백화현상은 산호초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가 수온 상승으로 떠나거나 죽으면 나타난다. 이는 수온이 내려가면 회복될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면 산호는 결국 폐사한다. 백화현상 원인으로는 해수온 상승, 어류 남획, 무분별한 관광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이 꼽힌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대 산호 군락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전체 산호의 73%에서 백화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산호가 폐사하면 바다 환경은 물론 식량 안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산호초구상(ICRI)에 따르면 세계 100여개국에 분포하는 산호초는 전체 해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종의 무려 25%에 서식처를 제공한다.
비영리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전 세계에서 대략 8억5000만명이 산호초에 기대 살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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