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현상으로 폭염 현상 더 가중
미국과 중국, 이집트, 그리스 등 전세계 곳곳에서 한낮기온이 50℃를 넘나드는 때이른 폭염에 시달리고 있어, 5월에 이어 6월에도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12개월 연속 '역대 가장 더운 달'이 이어지면서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63℃까지 높아진 상태인데, 6월까지 이상고온이 지속되면 지구 평균기온도 새로 갈아치울 공산이 크다.
이집트 남부 아스완 지역은 지난 7일(현지시간) 역대 최고기온인 50.9℃를 기록했다. 이는 1961년 카르가 지역의 50.3℃보다 높다. 미국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등 남서부 지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주도 피닉스는 45℃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도 역대 가장 높은 43.9℃를 찍었다. 데스밸리 사막도 50℃까지 치솟았다.
멕시코와 인도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기온은 40℃ 이상을 기록하면서 부스티요스 석호에서는 수천마리가 넘는 물고기들이 폭염에 떼죽음을 당했다. 인도 역시 5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6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는 낮 최고기온이 52.9℃까지 오른 바 있다. 중국 북부 허베이성도 12일 낮기온이 42℃까지 치솟았다. 중국 국가기상센터에 따르면 허베이, 산시, 허난성 모두 사상 최고기온이 관측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역시 이날 낮 기온이 42℃까지 올라갔다.
이처럼 폭염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강과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져 물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뭄을 겪는 지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중국 허난성 기상당국은 16∼17개 도시에서 지난 열흘간 가뭄이 발생했고 이 현상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당국은 3단계 경보 중 두번째인 황색 가뭄경보를 발령하고, 각 지방정부에게 생활용수와 가축의 식수공급을 우선에 두고 모든 가용할 수자원을 동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전국적으로 이상고온이 나타나면서 지난해보다 1주일 이른 '폭염주의보'가 발령됐고, 6일 빠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6월 10일부터 이어진 더위는 13일 현재까지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할 정도로 연일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대구를 비롯한 영남지역은 낮최고기온이 35℃까지 치솟고 있다. 이는 서쪽에서 계속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동시에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평균기온이 15.9℃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는데, 6월들어 80개국에서 기온이 월별 혹은 전체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6월도 5월처럼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이다. 13개월 연속 '가장 더운 달'을 기록하게 되면 지구 평균기온은 또다시 상승하면서 온난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사실 이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예견됐던 일이다. 올해 엘니뇨가 중단되고 지구의 온도를 식혀줄 라니냐 현상이 도래하지만 인간활동으로 인해 시작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 배럿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차장은 "지구가 열을 가둬두는 온실가스로 계속해서 뜨거워질 것이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한 장기적인 기후변화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염과 가뭄으로 전세계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중국 중북부 지역은 농작물 묘목이 손상을 입을 위험에 처했고, 산둥성에서는 과일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나무와 농작물이 물부족으로 고사하고 있고, 산둥성 이멍산 지역의 과일 생산이 30%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도 폭염으로 밀과 오렌지, 망고, 옥수수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위험에 놓였다. 지난해도 이집트는 가뭄으로 망고 수확량이 14.6∼50.5% 감소했고, 옥수수 수확량도 30∼4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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