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열대 저기압이 증가하면 바닷새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호주 자연사박물관 연구원 제니퍼 레이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23년 4월 5등급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일사(Cyclone Ilsa)가 서호주 베다웃섬(Bedout Island)을 강타하면서 섬에 서식하던 바다새 개체군의 80~90%가 붕괴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폭풍 후 수개월간 항공 및 지상조사로 갈색얼가니새, 군함새조, 섬 고유종인 푸른얼굴얼가니새의 폐사율을 조사한 결과 17헥타르 규모의 베다웃섬에서 최소 2만마리의 새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자연사박물관의 조류 담당 수석 큐레이터인 알렉스 본드 박사는 "사이클론이 닥친 4월은 많은 바닷새가 둥지를 틀기 가장 좋은 시기였다"며 "전례가 없는 폐사율"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섬의 거의 모든 갈색얼가니새와 푸른얼굴얼가니새가 사이클론 일사에 의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이클론의 규칙성과 강도가 증가하고 극심한 바람, 폭우, 거대한 파도가 번식 주기를 방해하면서 바닷새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닷새는 열대 산호초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새들이 사라지면 생태계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레이버스 박사는 "2만마리 이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며 "3개월에 걸쳐 섬을 조사한 결과 (망가진 섬 생태계의) 회복도 더디고 이마저도 사이클론이 또 들이닥치면 도로 초토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열대성 저기압이 바닷새를 포함한 야생동물 개체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은 일반적이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이같은 일의 빈도 및 강도가 증가해 개체수의 회복능력까지 저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사는 서호주와 베다웃섬에 상륙하기 직전 최소 시속 217km의 바람을 기록했다.
본드 박사는 "이 새들은 사이클론이 있는 지역에서 진화했다"며 "문제는 기후붕괴로 강력해지는 폭풍의 강도와 더뎌지는 회복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어스&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