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현해야 하는데 석유 시추?...기후솔루션 "어리석은 투자" 비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3 18:11:54
  • -
  • +
  • 인쇄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 시추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기후솔루션은 해당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기후솔루션은 "정부가 약속한 탄소중립 계획에 전면 배치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타당성이 없는 구시대 '에너지 안보' 구호의 답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은 "향후 수십년 동안 동해에서 가스와 석유를 실제 뽑아낸다면 여기 투입될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은 화석연료 산업의 생명줄을 늘리는 데 쓰일 것"이라며 "한국이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7배가 넘는 규모의 가스전을 퍼올려 태우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탄소중립 달성을 몇 년 늦추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이 지금까지 밝혀온 자신의 다짐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계획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하고 한국이 대응에 동참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공언했다.

국민의힘 역시 지난 22대 총선 기간 중 '기후위기 문제는 국가 차원의 엄중한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상설 등 각종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더욱이 대규모 가스전은 이산화탄소보다 84배가량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누출 위험도 크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가스 12.9억톤을 모두 채굴한다면 생산과정에서 메탄 배출량만 800만~3200만톤(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6.6억~26.8억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 연간 메탄 배출량의 32배에 달하는 양으로, 2021년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가입한 '국제메탄서약'을 위반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이번 석유·가스전 개발은 정부가 전망한 '장밋빛 경제효과'를 가져오지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후변화 대응 등이 가시화하면서 전세계 화석연료 수요가 향후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문가 실무안에 따르면 한국의 가스 발전량은 2038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계획대로면 2038년까지 우리나라 가스 발전량(78.1TWh)은 재생에너지 발전량(230.8TWh)의 1/3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미래 에너지 안보의 기준을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확보로 옮겨가야 한다는 세계적 기조를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찰나에 정부는 자가당착에 빠진 발표를 내놓은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투자 관점에서도 납득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석유‧가스전 개발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정부가 내세운 시추 성공률도 20%에 불과하다.

기후솔루션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생산은 석유와 가스 수요가 이미 줄어든 2030년대 중반 이후에야 시작될 전망이며 운영기간은 탄소중립 기한을 훌쩍 넘긴 2070년까지 이어진다"며 "단기간에 확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가능한 해상풍력, 태양광 발전 등을 두고 이런 사업에 기회 비용을 날리는 것은 어리석은 투자"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기후/환경

+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온난화로 심해까지 '뜨끈'...미생물은 오히려 활발해진다?

온난화가 심해까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 미생물 일부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가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