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 어류 개체수가 지난 50년동안 80% 이상 급감했다.
21일(현지시간) 세계 생물다양성 지표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는 284종의 민물고기 개체수 추이를 조사한 결과, 1970년 이후 전세계에 걸쳐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어류 개체수가 가장 급격하게 감소한 지역은 남미와 카리브해다. 이곳에서는 개체수가 무려 91% 줄었다. 유럽에서는 75% 감소했다.
남미와 카리브해는 민물 흐름이 세계에서 가장 큰 지역이다. 그만큼 댐과 광산 등 인간의 행위로 인해 강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다보니, 이처럼 어류 개체수가 심각하게 감소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동성 어류는 민물에 의존한다.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이동하는가 하면, 그 반대로 거슬러가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대륙를 횡단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가는 종도 있다. 이렇게 이동하는 어류들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생계와 식단이 되어주고 있다.
물고기 이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댐 건설로 꼽힌다. 실제로 유럽에서만 대략 120만개의 댐이 있다. 도시·산업폐수, 농업유출수로 인한 오염, 기후변화, 지속불가능한 어업 등도 어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민물고기의 4분의1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연구진은 급감하고 있는 어류를 보호하려면 모니터링 개선과 하천 복원·보호, 댐 제거 등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에 참여한 기관 중 하나인 세계물고기이동재단의 설립자 헤르만 완닝겐은 "이동성 어류는 많은 원주민 문화의 중심이고, 전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며, 광대한 생태계 그물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자코비 영국 랭커스터대학 박사는 "수질오염, 물 추출,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이 누적되고 있다"며 "이동성 어류에 대한 영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농업식량환경연구소(INRAE)의 앤서니 아쿠 박사는 이동성 어류 대부분이 생을 바다에서 보낸다는 점을 감안해 해류 변화, 해상 풍력발전소, 혼획 등의 요인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쿠 박사는 "종을 보존하려면 해양과 담수 서식지 모두에 미치는 압력의 영향을 이해하고 관리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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