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으로 지난 2020년부터 수도권에서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벌레'가 곤충병원성 곰팡이 '녹강균'에 의해 90% 이상 폐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활자원관은 대발생 곤충의 개체수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정종국 강원대학교 교수 연구진과 2022년부터 진행중인 '대벌레 대발생 원인분석 연구' 과정에서 여름철의 높은 온도와 습도, 강수량이 녹강균 활성을 증가시켜 대벌레의 폐사율을 높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 방제 후속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녹강균 '메타리지움 파스마토데아에'(Metarhizium phasmatodeae)는 국내 미기록종으로 대벌레류의 폐사를 일으키는 등 특이적으로 작용해 대벌레목의 학명인 파스마토데아(Phasmatodea)에서 따와 이름이 지어졌다.
대벌레는 성충의 길이가 약 10cm 정도로 몸체가 마치 대나무처럼 가늘며 주로 5~10월 출현한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갈색, 녹색 등 나뭇가지 색깔로 위장한다. 만약 공격받으면 도마뱀의 꼬리처럼 다리를 내어주고 달아나거나 죽은 척한다. 대벌레 자체는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진 못하지만 참나무, 상수리나무, 가로수 등 활엽수 나뭇잎을 갉아먹어 산림해충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대벌레 대발생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이 2020년 19헥타르(ha)에서 2021년 158ha, 지난해 981ha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벌레 발생 지역도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 경기 의왕시 청계산·군포시 수리산·하남시 금암산 등으로 확장됐다.
연구진은 생태계의 중요한 조절 인자로서 녹강균의 가능성을 연구한 이번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오로지'(Frontiers in Microbiology)에 이달 중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에 밝혀진 '메타리지움 파스마토데아에' 균주를 특허출원해 친환경 방제 실용화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우리나라에서 대발생하는 곤충들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자연 친화적으로 개체수 조절 방안을 지속해서 연구하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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