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등으로 물 부족이 더욱 가중되면서 세계 인구 절반이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약 22억명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곤한 농촌사회는 가뭄이 닥치면 여성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어, 전세계 수자원 전략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제연합(UN)이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발표한 'UN 세계 물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한 물부족과 담수의 남용·오염이 국제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물을 둘러싼 긴장이 국제갈등을 악화시키고 강제이주, 식량불안, 보건위기, 여성에 가해지는 위험 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빈곤한 농촌지역의 여성들은 대개 물을 수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안전·위생 시설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위험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최근 물 스트레스는 기후위기, 오염, 담수 남용 등으로 가중되면서 도무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약 22억명 인구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이 2030년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중 하나로 물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물 수요는 지난 20년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더 많은 사람이 물 부족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세계물경제위원회의 예비조사에 따르면 세계 담수 수요는 10년 뒤 공급을 40% 초과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했으며, 2002년부터 2021년 사이에 가뭄으로 14억명 이상이 고통을 겪었다.
보고서를 주도한 유네스코의 오드리 아줄레이(Audrey Azoulay) 사무총장은 "물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지역갈등 위험도 증가한다"며 "평화를 유지하려면 수자원 보호뿐 아니라 지역적·세계적인 수자원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 편집장인 릭 코너(Rick Connor)는 "물 분쟁은 수요가 공급을 넘거나 물이 오염될 경우, 물 접근성이 제한되거나 물 공급 및 위생 서비스가 중단될 때 발생할 수 있다"며 "그 형태는 법적 분쟁에서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사건과 장소에 따른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인구학적 조건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수자원에 대한 전략 및 협력이 평화 전략으로서 활용될 수 있으며, 담수 접근성 개선 노력은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바로 라리오(Alvaro Lario) 유엔 물기구(UN-Water) 의장은 물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종종 언급되지만 물에 대한 협력이 평화를 조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물은 지속가능하고 공평하게 관리될 때 평화와 번영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너는 "제네바 협약을 포함한 국제인도법은 민간 수자원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물을 통해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적 차원의 도구에는 국제 공유 수역에 대한 합의와 협력, 인권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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